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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0-09-06(일)

 

<적벽가 자룡 활 쏘는 대목>

 

  

[아니리]

 

그때에 주유는 일반문무 장대상에 모여앉어 군병조발을 에비헐 새 이 날 간간근야에 천색은 청명허고 미풍이 부동커날

주유 노숙 다려 왈

"공명이 나를 속였다! 어찌 융동때에 동남풍이 있을쏘냐 ?"

노숙이 대답허되

"제 생각에는 아니 속일 사람 인 듯 하여이다"

"어찌 속일 줄을 아느뇨?"

"공명을 지내보니 재주는 영웅이요 사람은 또한 군자라 군자영웅이 이러한 대사에 어찌 거짓말로 남을 속이리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사이다"

 

 

 [자진모리]

 

말이 맞지 못하야 그 날밤 삼경시에 바람이 차차 일어난다

뜻밖에 광풍이 우루루루 풍성이 요란커늘 주유 급히 장대상에

퉁퉁 내려 깃발을 바래보니 청룡주작 양기각이 백호현무를 응하야 서북으로 펄펄 삽시간에 동남대풍이 일어 기각이 와직끈

움죽 기폭판도 떼그르르

천동같이 일어나니 주유가 이 모양을 보더니 간담이 떨어지는지라

'이 사람의 탈조화는 귀신도 난측이라 만일 오래두어서는 동오에 화근이매 죽여 후환을 면하리라 '

서성 정봉을 불러 은근히 분부허되

"너희 수륙으로 나누어 남병산 올라가 제갈량을 만나거든 장단을 묻지 말고 공명의 상투 잡고 드는 칼로 목을 얼른 싹- 미명에 당도허라.

공명을 지내보니 재주는 영웅이요 사람은 군자라 죽이기는 아까우나 그대로 살려 두어서는 장차에 유환이니 명심불망허라!"

서성은 배를 타고 정봉은 말을 놓아 남병산 높은 봉을 나는 듯이 올라가 사면을 살펴보니 공명은 간곳없고 집기장사에 당풍립하야 끈 떨어진 차일 장막 동남풍에 펄렁펄렁

기 잡은 군사들은 여기저기가 이만허고 서 있거날

 "이놈! 군사야 "

 ""

 "공명이 어디로 가드냐?"

저 군사 여짜오되

"공명은 모르오나 바람을 얻은 후 머리 풀고 발 벗고 이너머로 가더이다"

두 장수 분을 내어

"그러면 그렇지 지재차산중이여든 종천강허며 종지출헐따

제가 어디로 도망을 갈까"

단하로 쫓아가니 만경창파 너룬 바다 물결은 휘흥헌디

공명의 내거종적 무거처여늘 수졸을 불러서

"이놈! 수졸아

 "

 "공명이 어디로 가드냐"

"아니 소졸등은 공명은 모르오나 차일인묘시 강안의 매인 배

양양 강수 맑은물에 고기낚는 어선배 십리장강 벽파상 왕래허던 거룻배 동강의 칠리탄 엄자릉의 낚시배 오호상연월 속에 범상공 가는 배인지 만단 의심을 허였더니 뜻밖에 어떤 사람 머리 풀고 발 벗고 창황분주로 내려와 선미에 다다르니 그 배 안에서 일원대장이 우뚝 나서난디 한번 보매 두 번 보기

엄숙한 장수 선미에 퉁퉁 내려 절하매 읍을 허더니 둘이 귀를 대고 무엇이라고 소근소근 고개를 까딱까딱 입을 쫑긋쫑긋 허더니 그 배를 급히 잡어타고 상류로 가더이다"

"옳다 그것이 공명일다" 날랜 배를 잡어타고

"이놈 ,사공아!"

 ""

"이 배를 빨리 저어 공명 탄 배를 잡어야 망정 만일에 못 잡으면 이 칼로 네 목을 땡그렁 비어 이 물에 풍덩 드리치면 너의 백골을 어이 찾으랴"

사공들이 황겁하야

"여봐라 친구들아 우리가 까딱 까딱 허다가는 오강변의 고기밥이 되겠구나 열 두 친구야 치다리 잡아라 워겨라 저어라 저어라 워겨라 어기야뒤야 어기야 어기야뒤여

어어어허 어어어허어기야 엉어그야 엉어그야"

은은히 떠들어 갈 제 상류를 바래보니 오강 여울 떴난 배

흰 부채 뒤적뒤적 공명일시가 분명타

서성이 크게 외쳐

"저기 가는 공명선생! 가지말고 게 머무러 내의 한 말 듣고 가오"

공명이 허허 대소허며 "너의 도독이 나를 살해마음 내 이미 아는지라 후일보자고 회보하라"

서성 정봉 못들은체 빨리 저어서 쫓아가며

"긴히 헐 말 있사오니 게 잠깐 머무소서"

자룡이 분을 내어

 "선생은 어찌 저러한 범람한 놈들을 목전에다가 두오니까 소장의 한 살끝에 저 놈의 배아지를 산적꿰듯 허오리다"

공명이 만류허되

"아니 그는 양국화친을 생각하야 죽이든 말으시고 놀래여서나 보내소서"

자룡이 분을 참고 선미에 우뚝 서서

"이 놈! 서성 정봉아 상산 조자룡을 아느냐 모르느냐,

우리선생 높은 재주 너의 나라 들어가서 유공이 많었거든 은혜는 생각잖고 해코저 딸오는냐 너희를 죽여 마땅허되

양국화친을 생각허고 우리선생 만류 함에 너를 죽이든 않거니와

내의 수단이나 네 보아라 "

가는배 머무르고 오던 배 바라보며 뱃보 안에가 드듯마듯 장궁철전을 먹여 비정비팔 허고

흉허 복실하야 대두를 숙이고 호무뼈 거들며 주먹이 터지게 좀통을 꽉 쥐고 삼지에 힘을 올려 궁현을 따르르르르 귀밑 아씩 정기일발 깍지손을 딱 떼니 번개같이 빠른 살이 해상으로 수르르르 서성 탄 배 돛대 절컥 와지끈 물에가 풍 오든배 가로저 물결이 뒤채여 소슬광풍에 뱃머리 빙빙빙빙빙 돌고 물결은 워리렁 출렁 뒤둥그려 본국으로 떠나간다

재생 1392| 등록일 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