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국악방송의 방송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고 있습니다.

상세내용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하기
  • 목록으로

-일시 : 2020년 09월 13일

 

 

<춘향가 신연맞이 대목>

 

[아니리]

그 때의 구관은 올라가고 신관이 낫는디,

서울 자하골 사는 변 자 쓰는 양반이라.

호색허기 짝이 없어, 남원의 춘향 소식 높이 듣고 밀양 서흥 마다 허고 간신히 서둘러 남원 부사허였고나.

하루난 신연하인 대령허여 출행 날을 급히 받어

도임차 내려오는디, 신연 절차가 이렇것다.

 

 

[자진머리]

신연맞어 내려온다. 별련 맵씨 장히 좋다. 모란새금 완자창

네 활개 쩍 벌려, 일등마부, 유량달마 덩덩그렇게 실었다.

키 큰 사령 청창옷, 뒤채잽이에 힘을 주어 별연 뒤 따랐다.

남대문 밖 썩 나서 좌우 산천 바라 봐, 화란춘성 만화방창

버들잎 푸릇푸릇 백사, 동작 얼핏 건너 승방골을 지내어

남태령 고개 넘어 과천 읍에가 중화허고,

이튿날 발행헐 제 병방, 집사 치레 봐라.

외올망건 추어 맺어 옥관자, 진사당줄 앞을 접어 빼어쓰고,

세모립의 금패 갓끈 호수립식 제법 붙여 꽤알탕건을 받쳐 써

진남항라 자락철릭 진자주대 곧 띠어, 전령패 비쓱 차고,

청파역마 갖은 부담, 호피 돋움을 연져 타고, 좌우로 모신 나졸, 일산 구종의 전후배, 태고적 밝은 달과 요순시 닦은 길로

뒤채잽이가 말을 타고 십 리허의 닿으다.

마부야! 니 말이 낫다 말고 내 말이 좋다 말고

정마 손에다 힘을 주어 양 옆에 지울쟎게

마상을 우러러 보며 고루 저었거라. 저롭섭다.

신연급창 거동 보소. 키 크고 길 잘 걷고, 어여뿌고, 말 잘 허고 영리한 저 급창, 석성망건, 대모관자, 진사 당줄을 달아 써,

가는 양태 평포립, 갑사 갓끈 넓게 달아 한 옆 지울게 비쓱 쓰고, 보라 수주 방패, 철륙, 철륙자락을 각기 접어 뒤로 자쳐 잡어매 비단 쌈지 천 주머니, 은장도 비쓱 차고 사날 초신을 넌짓 신고 저름저름 양유지 초록다님을 잡어 매고, 청창중 검쳐 잡고,

활개 훨훨, 층층 걸음 걸어

에라. 이놈, 나지마라! 전배나장 거동 보소.

통영 갓에다 흰 깃 꼽고, 왕자 덜거리 방울 차, 일산의 갈라서서, “에이 찌루거 이놈 저놈 게 안거라 통인 한 쌍 채전립,

마상태 고뿐이로다. 충청양도를 지내어 전라 감영을 들어가

순상전 연명허고, 이튿날 발행헐 제,

노구 바우, 임실 숙소, 호기있게 내려올 제,

오리정 당도허니 육방 관속이 다 나왔다.

질청 두목 이방이며, 인물 차지 호장이라. 호적차지 장적빗과,

수 잘 놓는 도서원, 병서, 일서, 도립사, 급창, 형방, 옹위허여

권마성이 진동허여 거덜거리고 들어간다.

천파총, 초관, 집사 좌우로 늘어 서고, 오십 명 통인들은 별연 앞의 배향허고, 육십 명 군로 사령 두 줄로 늘어서

떼기러기 소리허고, 삼십 명 기생들은 가진 안장, 착전립, 쌍쌍이 늘어서 갖인 육각, 홍철릭, 남전대 띠를 잡어 매고, 복장고 떡궁 붙여, 군악 젓대 피리소리 영소가 진동헌다. 수성장 하문이라!

재생 1279| 등록일 2020.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