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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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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정마리 - monochrome gagok
  • 작성자국악방송
  • 조회수407
  • 작성일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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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 2022

 

  •     1. 봄 날의 버들
  •     2. 꿈에 다니는 길
  •     3. 바람, 눈물
  •     4. 담 안에 매화
  •     5. 사랑 거즛말이
  •     6. 먼데 님
  •     7. 별을 보다
  •     8. 빈 산에 잠든 달 

 

 

♬ 음반소개

 

이 작업은 인간의 목소리가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노래, 음악으로 발전했느냐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13세에 ‘가곡’에 입문하여 한국전통음악을 아카데믹하게 공부한 연주자이다. 대학교 졸업 후 음악적 확장을 모색하는 일환으로 서양 고음악인 르네상스 음악과 그레고리안 찬트를 공부하며 종교, 문화, 시대를 초월하는 소리의 접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접점들을 작품으로 풀어내기 시작하면서 전통예술계승자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작가적 존재로서의 정체성까지 깨닫게 되었고, 설치미술가가 제시한 공간에 나만의 미감을 담아 새로운 가곡을 구현하는 작품이 2010년 12월 아르코미술관(Arko Art Center) 기획공모전에 당선되었다. 이후 호주 시드니, 인도 델리와 산티니케탄, 중국 북경,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푸와티에, 독일 베를린 등 국내외 다양한 곳에 초청되어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 지역적, 공간적 특성에 따라 작품을 발전시켜왔다. 이 음반은 10여년 간 국내외의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하면서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이 음반엔 한국의 전통성악인 정가(Jeongga, Korean Classical Song) 중 가곡(Gagok, Korean Classical Lyric Song)을 반주악기 없이 목소리로만 연주해 담았다. 가곡(Gagok)은 2010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에 등재된 한국의 전통성악이다. 현악기인 가야금, 거문고와 관악기인 대금, 피리, 해금 그리고 타악기인 장구 등 6개의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한국의 전통 정형시인 시조(Sijo)를 노래하는 형식으로 남자가 부르는 남창가곡 26곡, 여자가 부르는 여창가곡 15곡이 전해진다.

가곡은 그 형식미가 특히 주목 받는다. 관현악 반주로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 온전한 세계에 이르게 한다는 동양사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예술발생 초기에 자리한 ‘노래’에 집중했다. 좀 더 정교하고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자 ‘말’이 길어진 형태가 바로 노래이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가곡의 다른 이름이 ‘永言’ 인데 이것을 풀이해 보면 ‘긴 말’ 이라는 뜻이 된다. 말과 노래. 가곡은 그 이름 속에 노래의 발생 원리를 담고 있기에 과감히 그 형식미를 떨치고 목소리 하나만을 오롯이 남겨놓기로 하였다.

이 음반은 지역, 문화, 시대를 초월하는 순수한 형태의 소리를 통해 감상자들이 각자의 근원적 심연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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