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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박우재 / 연출 : 김정은 / 작가 : 지한결
토~일 | 23:00 ~ 24:00

국립 창극단 창극 <리어> 관람 후기
  • 작성자무상초들녁
  • 조회수285
  • 작성일2022.03.23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3월 22일부터 30일까지 공연되는 <리어>는 판소리가 바탕인 우리 소리 음악극 창극(唱劇)을 계승· 발전시키며 널리 알리는 국립극장 전속 예술단체 국립창극단의 레퍼토리시즌 2022년 첫 작품이다. 영국의 세계적인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오셀로와 함께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을 배삼식 극본, 정영두 연출, 한승석 작창·음악, 정재일 작곡, 이태섭 무대디자인으로 완성시킨 걸작(傑作) 대작이다.
리어왕은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연극 대본이며 서양의 희곡이기에 그동안 연극, 오페라, 음악극 등으로 수없이 우리들에게 소개된 작품이다. 창극은 여러 명의 소리꾼이 판소리로 하는 음악극이다. 서양의 전통 희곡을 우리의 전통 창극으로 표현한 리어의 가치와 매력은 ‘예술은 한계와 구분이 없으며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마음에 행복을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하나’라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공연이 펼쳐지는 180분 내내 가슴 가득 차는 뿌듯한 감정과 벅찬 감동은 창극이 갖는 독창성과 우리 전통소리의 가치가 만들어낸 찬란한 빛이며 미래를 향한 발전 가능성에 대한 커다란 행복이었다. 이 행복을 완성시켜준 배삼식, 정영두, 한승석, 정재일, 이태섭, 15명의 창극단 출연자, 조명·음향·의상 담당자 등의 새로운 것에 대한 창조와 열망, 열정, 무대를 채워주던 혼신과 땀, 노고는 감탄과 칭찬의 박수를 한 없이 보내도 부족했다.
넓은 수조위로 평평한 나무다리와 징검다리를 놓은 것 같은 형태로 물을 가득 채운 무대는 흐르고, 돌고, 떨어지고, 넘실거리며, 쏟아지는 물의 외형적 모습에 셰익스피어가 리어왕에서 이야기하는 시대의 흐름과 그 시절 생활 상황을 담아냈고, 리어왕을 망망대해에 떠있는 위태로운 한척의 배와 같이 표현해, 관객이 눈으로 보면서 감정으로 전달받게 하였다. 출연자의 몸짓과 소리에 따라 움직이는 조명, 조명의 가치를 빈틈없이 채워주는 음향, 그때그때 분위기를 이끄는 영상, 맡은 역할을 불편하지 않게 어울린 의상,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치밀한 조화였다.
희곡에서 글로 표현하는 수많은 줄거리를 떼창(Chorus)으로 연결시켜, 자칫 단조롭게 느껴지며 지루함으로 빠질 수 있는 소리의 이어짐을 풍성하게 만들어 관객의 집중력과 몰입도를 높였다. 배우들이 들려주는 또렷한 소리의 전달과 가슴을 파고들며 가락으로 전달되는 음률의 농현(弄絃)은 국립 창극단원들의 뛰어난 능력과 노력의 가치가 주는 아름다움으로 귀를 더욱 더 크게 열게 하였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영국의 옛 이름 브리튼(Britain)의 팔순 넘은 왕 리어에게는 리건, 거너릴, 코딜리어, 3명의 딸이 있었고 이들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은퇴 후 편안한 말년을 보내고자 한다. 아버지 리어왕에게 아부한 거너릴과 리건은 권력을 물려받고, 진실한 사랑을 이야기한 코딜리어는 추방당한다. 이후 힘없는 리어왕은 두 딸에게 버림받게 되고, 프랑스왕비가 된 코딜리어는 프랑스군을 이끌고 영국에 쳐들어와 아버지로 하여금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
거너릴과 리건은 각자의 남편들을 속이고 리어왕의 백작 글로스터의 사생아 에드먼드를 사랑하고, 애드먼드는 형 에드거를 속여 글로스터의 유산과 백작 지위를 차지한다. 리건은 자신의 남편이 죽자 에드먼드에게 청혼하고 이를 질투한 거너릴은 리건을 죽인다. 거너릴도 불륜과 살인으로 남편에 의해 감옥에 갇힌 후 자살한다.
에드먼드가 이끄는 영국군의 반격을 받아 패배한 코딜리어는 포로로 잡혀 사형에 처해지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리어 왕은 딸의 시신을 품에 안고 오열하다 숨을 거둔다. 허울만을 믿고 경솔한 판단을 했다가 모든 것을 잃고 끔찍한 파국을 맞는 노년의 왕을 통해서 진실의 가치를 조명하고 나아가 인간 정체성에 대해 냉혹하게 성찰한 작품이다.
리어는 이 기나긴 비극 서사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우리말로 표현하고 우리소리로 살을 붙여, 판소리의 맛과 아름다움에 경서도 소리의 매력을 더해 우리 전통 음악에 실어 만들어낸 새로운 창조물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아닌 그냥 ‘리어’이다. 우리 전통의 한계를 넘어 보다 넓은 열린 세상으로 비상할 수 있는 신선함이요, 미래 동력이라 말할 수 있다. 한 작품이 주는 여운을 기억했다가 어느 날 다시 꺼내보는 희열을 누리기 위해 남기는 관람 후기 한편이 참으로 오랜만에 나를 들뜨게 하는 ‘리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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