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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박우재 / 연출 : 김정은 / 작가 : 지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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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녀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 류(流) 조갑녀
  • 작성자무상초들녁
  • 조회수56
  • 작성일2023.03.13

조갑녀

 

고운 꽃잎 무더기로 피웠던 봄날 다 보내고

뿌리 깊은 나목으로 써서 별이 되었다.

 

안개처럼 무지개처럼

피워 올리는 민 살풀이 춤

꽃이 되고 눈물이 되고 노래가 된다.

 

열아홉 살에 숨겨놓은 춤

뜨거운 가슴에서 지워버린 춤

누가 알까 숨 죽였고

누가 볼까 조바심 내며 살아온 여든 여섯 해

머릿속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추었던 춤

접었던 그 춤을 예순여섯 해 만에 펼친다.

 

아직도 춤은 꽃이 아니라

얼룩이요 죄라는 그 아픔을 헤아려 본다.

뜨거운 눈물 없이 피워 올리는 꽃이

세상 어디에 있으랴

 

꽃으로 피는 춤빛나는 별이 되고

내 맘 속 응어리도 녹아

꽃잎처럼 나비처럼 춤을 춘다.

 

2008년 5월 6일 하이페스티벌 천년만세’ 창덕궁 숙장문 무대에서 고(조갑녀 명무의 민 살풀이춤을 관람한 허홍구 시인이 2009년 시집 사람에 취하여에 발표한 시이다.

 

<조갑녀 탄생 100주년기념공연(조갑녀>는 열아홉에 숨겨놓은 춤그러나 맘속으로 날마다 추었던 춤 예순여섯 해만에 춤을 추었다... 춤추는 꽃이었다.” 허홍구 시인의 표현처럼 1923년 태어나 2015년 승천한 살풀이춤의 대가 조갑녀의 탄생 100주년 축하가 아니라(조갑녀 명인의 딸이자조갑녀전통춤보존회 대표인 정명희와 보존회 회원들이 조갑녀의 모습을 이어가는 춤판이다.

 

2023년 3월 11일 오후 5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약 2시간 동안 펼쳐진 이 공연은 조갑녀의 류()를 보여주는 춤판이었다흐를 류()는 특유한 방식경향이 이어진다는 뜻이다즉 조갑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조갑녀로부터 흘러 내려오는 조갑녀 춤의 정신 형태와 현재를 보았다.

 

정명희가 춘 승무 앞부분과 여무(女舞셋이 북을 두들긴 승무 뒷부분 남무(男舞둘 포함 18명이 무대를 꽉 채운 조갑녀류 민살풀이춤깊은 밤 달빛 아래서 남들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만나는 정인의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정명희 구성 여무 여섯의 부채춤 월하정인(月下情人) / 정명희의 고전과 현대를 아우른 안무로 여무 넷이 달을 보며 정인을 그리는 마음을 담은 산조춤 완월연정(玩月戀情) / 조갑녀의 말과 고증을 통해 핵심 특징과 구성을 복원한 남원검무 고깔을 쓰고 추는 호남 판 굿 소고춤을 여무 11명이 고깔을 쓰지 않고 무대화 하여 보여준 소고춤 등 조갑녀의 딸이자 첫 번째 제자 정명희와 정명희 제자들로 이어진 류()는 독무와 같은 섬세함과 치밀함은 부족했으나 정겹고 따뜻했다무대를 꽉 채운 포만감으로 가득 찼고 스승을 따르고 익혀가는 아름다움이 넘쳐났다.

 

특별출연한 이신영의 구음을 밟으며 훨훨 날다 하얀 도포의 뒷자락을 두 손으로 쳐 펼치며 학의 우아한 걸음걸이와몸짓의 생동감을 뿜어내던 박영수 학춤은 남무의 멋을 마음껏 보여주며 관객의 마음을 싱그럽게 하였다.

 

정중동(靜中動)의 백미(白眉)가 담긴 고귀한 한 송이 꽃이자황홀함과 감동의 격함을 선물한 정명희 명무의 조갑녀류 민살풀이 독무 춤사위는 감동이며 희열의 복받침이고 시간의 멈춤이었다흰 치마저고리에 한()이 서글퍼 활짝 펼친 두 팔 어깨를 살며시 끌어당겨 손바닥을 뒤집어 손가락 끝을 뻗어 털어내고새하얀 치마가 한 바퀴 돌 때마다 부풀어 오른 한의 무게를 치맛자락을 차고 나와 한발 한발 내딛는 하얀 버선발 코가 터트려 날려버렸다너울너울 움직이는 몸짓은 청아한 멋을 자아냈고자연의 조화처럼 한 폭의 황홀한 그림이 펼쳐지며 내 가슴에 차곡차곡 쌓였다느릿느릿 추는 춤사위를 따라 가벼움 없는 우아한 자태 속 아름다운 춤사위가 한이 담긴 살풀이를 즐거움으로 기쁨으로 승화시켰다.

 

조갑녀가 젊은 날 오직 춤에 빠져 날 새는 줄도 모르고 춤을 추자아버지가 갑녀야닭 울었다그만 추고 어서 자거라.” 하셨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 명무의 모습이 눈에 선한 이 밤의 뿌듯함에 행복하다. “참 맹랑한 거야접을 수도 없다.” 영상으로 보여준 조갑녀 명무의 생생한 목소리가 장인의 고뇌와 쉼 없는 정진이 얼마나 위대한지 가슴 깊이 파고 든다.

 

⚫ 승무 승무는 무복 승복을 입고 장삼과 고깔을 걸치고 긴소매를 뿌리면서 법고를 두들기며 추는 춤이지만불교의식에서 승려가 추는 춤과는 전혀 다르다끝내 수행을 이루지 못한 고뇌를 법고를 두드려서 잊으려는 파계승의 심정을 나타낸다.

 

⚫ 산조춤 기악 독주라는 뜻의 산조에 맞춰 추는 호남전통 춤으로 장단의 선율에서 노니면서 소품 없이 몸으로 보여주는 입춤이다.

부채춤 한민족의 전통 춤을 축약한 현대무용으로 꽃그림이나 깃털로 장식된 부채를 들고 여러 아름다운 모양을 구사하며 추는 춤으로 무당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검무 칼을 도구로 추는 궁중무용으로 조선 중기까지 민간에서 가면무로 전승되다가 순조 때 효명세자에 의해 궁중무용으로 채택된 후 가면은 없어지고, 1910년 이후에는 민간으로 전승되어 각 지방에 분포되어 전하고 있다이후로는 칼도 무구화(舞具化)하여 길이도 짧고 손잡이가 돌아가는 칼로 바뀌었다.

 

살풀이춤 남도의 민속춤의 하나로 살을 푼다는 의미의 춤이다무당이 굿판에서 살을 푸는 춤이 시원으로 1930년대 후반 한성준이 무대 춤으로 구성했고 춤꾼에 따라 구성이 다양하다쪽진 머리에 흰 치마저고리를 입고 흰 수건을 들고 추며 수건의 길이는 지방에 따라 춤꾼에 따라 차이가 있다경기도당굿 장단에 맞추어 추는 살풀이는 도살풀이라 하며 매우 긴 수건을 들고 춘다민살풀이는 전북 지역의 예기(藝妓)들을 통해 전승된 수건 없이 추는 살풀이이다.

 

조갑녀류 민살풀이춤 전라도 시나위 무악가락 살풀이장단과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춤의 예도법도정도를 지키면서 우리 민족의 정서가 그대로 담긴 깊은 한과 멋 신명을 정중한 절제미로 승화시킨 고제(古制살풀이이다남원 지역의 음악 색깔을 빼닮은 춤의 특징을 보이며 무대의 공간을 넓게 사용하지 않고 동작이 크지 않은 절제된 춤사위로 즉흥성과 함께 수건 없이 맨손으로 춤을 추며 판소리 동편제처럼 우렁차고 강하며 씩씩한 기운의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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