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노랫말 모음집

진행 : 황민왕 / 연출 : 김정은 / 작가 : 박근희
월~금 | 16:00 ~ 18:00

2024-10-09(수) 우리노래 뜻풀이 속풀이 (정권진 '곽씨부인 유언대목')
  • 작성자노래가좋다
  • 조회수634
  • 작성일2024.10.09

심청가 중 곽씨부인 유언대목 / 소리 정권진, 북 이정업  


【진양】 가군의 손길 잡고 유언허고 죽드니라. 

“아이고 여보 가군님, 

내 평생 먹은 마음 앞 못 보는 가장님을 해로백년 봉양타가 

불행망세 당하오면 초종장사 마친 후으 뒤를 좇아 죽자더니 

천명이 이 뿐인가, 인연이 끊쳤는지 하릴없이 죽게가 되니, 눈을 감고 어이 가며, 

앞 어둔 우리 가장 헌 옷 뉘라 지어주며, 조석공대 뉘라 허리. 

사고무친 혈혈단신 의탁할 곳 바이 없어 지팽막대 흩어 짚고 더듬더듬 다니시다 

구렁에도 떨어지고, 돌에 채어 넘어져서 신세자탄 우난 모양 내 눈으로 본 듯허고, 

기한을 못 이기어 가가문전 다니시며 ‘밥 좀 주오.’ 슬픈 소리 귀에 쟁쟁 들리난 듯, 

나 죽은 혼백인들 차마 어이 듣고 보리. 

명산대찰 신공 들여 사십 후으 낳은 자식 

젖 한 번도 못 먹이고 얼굴도 채 모르고 죽단 말이 웬 말이여. 

이 일 저 일을 생각허면 멀고 먼 황천길을 눈물겨워 어이 가며, 앞이 막혀 어이 갈거나. 

여보시오 가군님, 뒷마을 귀덕어미 절친허게 지냈으니 

이 자식을 안고 가서 젖 좀 먹여 달라하면 괄시 아니 허오리다. 

이 자식이 죽지 않고 제 발로 걷거들랑 앞을 세고 길을 물어 내 무덤을 찾어와겨, 

‘아가, 이 무덤이 너의 모친 분묘로다.’ 가라쳐 모녀상면을 허게 허오. 

헐 말은 무궁하나 숨이 가뻐서 못 하겼소.


【중머리】 아차 아차 내 잊었소. 저 아이 이름일랑 청이라고 불러주오. 

저 주랴 지은 굴레 오색비단 금자 박어 

진옥판 홍사수실 진주 느림 부전 달아 신행함에 넣었으니 그것도 채워주고, 

나라에서 상사허신 크나큰 은돈 한 푼 

수복강녕 태평안락 양편에 사겼기로 

고운 홍전 교불줌치 끈을 달아 넣었으니 그것도 채워주고, 

나 찌던 옥지환이 손에 적어 못 찌기로 농 안에 두었으니 그것도 찌워 주오. 

한숨 쉬고 돌아누워 어린 자식 끌어다가 낯을 대고 문지르며, 

“아이고 내 새끼야, 천지도 무심허고 귀신도 야속허구나. 

니가 진즉 삼기거나 내가 조금 더 살거나, 

너 낳자 나 죽으니 가이 없은 궁천지통 널로 하야 품게 되니, 

죽난 어미 산 자식이 생사간에 무삼 죄냐. 

내 젖 망종 많이 먹어라. 

손길을 시르르 놓고 한숨 겨워 부는 바람 삽삽비풍 되어 불고, 

한숨 겨워 우는 눈물 소소세우 되었어라. 

폭각질 두세 번에 숨이 덜컥 지는구나.


이전 다음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