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화상 / 소리 송만갑, 북 한성준 (1935년, 70세 녹음)
【진양】 영덕전 뒤로서 한 신하가 들어온다.
은목단족이요, 장경오훼로구나.
홍배 등에 방패를 지고 앙금앙금 들어 오는디,
가만히 보니 별주부 자래로구나.
상소를 가만히 엎져, 용왕께 상소를 보이니,
【중중머리】 토끼 화상을 그린다.
화사자 불러라. 토끼 화상을 기린다.
동정유리 청홍연적 오징어로 먹 갈려,
양두 화필을 덥벅 풀어 백릉설한에 간지상 이리 저리 기린다.
천하명산 승지강산 경개보던 눈 그려,
난초지초 왼갖 향초 꽃 따먹던 입 기려,
두견앵무 지지 울 제 소리 듣던 귀 그려,
봉래방장 운무 중에 내 잘이 맡던 코 기려,
대한엄동 설한풍 방풍하던 털 그려,
만화방창 화림 중 팔팔 뛰던 발 기려,
두 귀는 쫑긋, 두 눈 도리도리, 허리는 늘씬, 꽁댕이 묘똑,
들락날락 오락가락,
좌편 청산, 우편 녹수라.
녹수청산의 에굽은 장송 휘늘어진 계수나무,
들락날락 오락가락에 앙그주춤 기난 토끼,
화중토 얼풋 그려 아미산월에 반륜톤들 이어서 더할소냐,
네가 가지고 나가(거라).
토끼화상 / 소리 김창룡
【아니리】 만순씨 박선생 퇴끼화상이었다.
【중중머리】 퇴끼화생을 그린다.
“화공지기를 불러라.” “예, 등대허였소.”
“오증어 불러서 먹 갈아라.”
양두화필이 덥뻑 풀어서 단청채색을 두루 섞어
천지명산이 승지간의 경개보던 눈 그려,
난초지초 왼갖 향초 꽃 따 먹난 입 그리고,
두견앵무 지지 울 제 소리 듣던 귀 그리고,
봉래방장에 운무 중에 내 잘 맡난 코 그리고,
만학천봉 화림 중 팔팔 뛰는 발 그리고,
대한엄동의 설한풍 방풍허던 털 그리고,
몸은 뙤깡, 꼬리난 묘똑, 두 귀는 쫑긋, 눈은 도리도리,
좌편에 청산이요, 우편에 녹수로다.
층암절벽에 바위 틈에 계수나무 그늘 속의
들락날락 오락가락 앙그주춤이 그려내니,
아미산 반륜톤들 이어서 더할소냐.
“아나 가지고 네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