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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모음집

진행 : 황민왕 / 연출 : 김정은 / 작가 : 남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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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30(수) 우리노래 뜻풀이 속풀이(수궁가 중 토끼잡아들이는대목)
  • 작성자노래가좋다
  • 조회수80
  • 작성일2025.07.30

수궁가 중 토끼잡아들이는대목 / 소리 임방울, 북 김세준



【아니리】 “데체 여보시오, 별주부. 

내가 오면서 짠물은 배꾑이 나오게 먹었소만은, 

데체 와 보이 듣던 말과 같고, 별유천지비인간이오. 

나 이왕 들어왔시니 어서 저 안 구경 좀 시켜 주시오.” 

“아, 물론이지오. 여그 앉아 계시쇼. 여그 앉어 계시면, 

나 안에 들어가서 당신 타고 들어 갈 냄여를 내가 가지고 나오리(다). 

그런디 한 말 부탁할 말은, 

내가 들어간 다음에 조금 있시면 

‘퇴끼 잡아 들여라’ 허는 말이 혹간 들리거든, 

그 말 듣고 놀래지 마시오, 잉?” 

“아여, 무슨 재미없는 말이요, 그런 말이? 

아, 제 나라에서도 타관을 가면 타관을 타는 것인디, 

아, 적어도 외국까정 내가 왔는디, 

아, 모셔드리라 해도 내가 가슴이 두근반 헐 것인디, 

잡어드리라 그랬시니 내가 안 놀랠 일이 어디가 있다고.” 

“아, 그런께 내가 미리 내 부탁이지. 

진세수륙이 풍속이 달라서, 세상과 같거드면 ‘훈련대장 입시 들래라.’ 

그 말인디, 미리 놀래서 그런단 말이오?” 

“참 요상시럽소, 이 나라 법. 

오, 그러께 그 말이 존칭허는 말이오 그래.” 

“아, 그러께 놀래지 말란 말이오.” 

“그렇게 하오.” 

이놈, 물색 모르고 시방 앉었지. 

별주부 영덕전 너른 마당에 공손이 복지하야, 

“만리 세상에 나갔던 별주부 현신이오.” 

병든 용왕이 속으로는 무한이 기달랐던 모양이(제). 

별주부가 들어 왔다닝게 계우 일어나시는디, 

삼년을 앓아 놓은 것이 육탈이 그양 쏵 다 되야부리고, 

가죽에다 뼈만 싸가지고 눈도 못 뜨고, 

“아이 그래, 주부가 왔다 이르되, 돋뵈기 가져오이라. 

여봐라, 니가 안 죽고 살아왔구나, 응? 

그래 대관절 너 잡으러 갔던 퇴끼를 어쩌고 왔느냐? 말을 좀 어서 해라.” 

“과연 황송허되 토끼를 생금하야 

저 문 밖에 잡아 다령시키고 들어왔나(이다).” 

“응? 이게 무슨 말이란 말이냐. 

말만 들어도 병이 낫는 것 같고, 

그, 이왕 잡어 왔다니 어서 속히 잡아 들여라.” 

“예이.” 허더니마는,

【자진머리】 좌우 나졸 금군 모조리 순령수 일시에 내달리며 퇴끼를 에워쌀 제, 

진황 만리장성 쌓듯, 산양 싸움에 마초 싸듯, 

겹겹이 둘러싸고 토끼 드립대 잡는 거동, 

영문 출사 도적 잡듯, 퇴끼 귀를 꼭 잡고, 

“네가 이놈 퇴끼냐?” 

토끼 기가맥혀 벌렁벌렁 떨며, 

“퇴끼 아니요!” 

“그러면 니가 무엇이냐?” 

“개요!” 

“개 같으며는 더욱 좋다. 

삼복다름에 너를 잡어 약 개장도 좋거니와, 

니 간을 내여 오계탕 다려먹고, 

네 껍질 벗겨내어 잘량 무어 깔게 되면 

응혈 내종 혈담에는 만병회춘 명약이니라. 

이 강아지를 말아가자.” 

“아이고 석부요, 거짓말이요!” 

“그러면 니가 무엇이냐?” 

“송아치요!” 

“소 같으며는 더욱 좋다. 

도탄에 너를 잡아 두피죽 살찐 다리 

양회 간 천엽 콩팥 후박 없이 노놔 먹고, 

네 뿔 빼어 활도 매고, 

네 가죽 벗겨 내어 신도 짓고 북도 매고, 

똥 오줌은 거름하니 바릴 것 없나니라. 

이 송아지를 말아 가자.” 

“아이고 참말로 거짓말이오!” 

“그리고 남은 건 뭐이냐? 말을 해라.” 

“망아지요!” 

“말 같으며는 더욱 좋다. 

선관목 후관족이라, 요단항장 천리마로다. 

연인에 오백금도 네 뼈를 사 갔시니, 

너를 산채 말아다가 대왕 전에다 바쳤시면 천금상을 아니 주랴. 

그래 들어라, 우!” 

토끼를 결박하야 발그란 주장대로 꾹 찔러 대량 매니, 

토끼 기가 맥혀 대량대량 매달려, 

“아이고 이늠아, 별주부야!” 

“오야!” 

“아, 나 탄 것이 무었이냐? 이렇게 아프게.” 

“아, 이늠아, 아까 그 수궁 냄여 갖고 나온다고 내가 (했제).” 

“아이고, 이 오라를 질 놈으 냄여 

두 번만 타거드면 옹두리 뼈도 안 남것(네).” 

영덕전 너른 마당에 동댕이쳐, “에, 토끼 잡아 들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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