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보가 박타령, 한국전라도 창부 송만갑(1906년 녹음, 41세)
【세마치 계면조】 시르르르 실근, 실근실근, 어유화 톱질이야.
시르렁 시르렁 톱질이야.
큰 자식은 저리 가고, 작은 놈은 이리 오너라.
가난이야 가난이야, 원수놈으 가난이야.
어떤 놈은 팔짜가 좋아서 고대광실 좋은 집으 부귀영화로 잘 사는디,
이놈으 신세는 웬 놈으 신세로 박을 타서 먹고 사느니, 이런 팔짜 어딨으리.
어유화 톱질이야. 시르르르르 실근 당겨주소.
가난이야 가난이야,
굶던 일을 생각허고 맞던 일을 생각을 허니
어안이 벙벙, 흉중이 답답하구나.
아이고 내 신세야. 어유화 톱질이야.
시르르르르 실근 당겨주소.
강상의 떴난 배가 수천 석을 실었신들 내 박을 당헐소냐.
이 박을 타거던 아무것도 나오지를 말고 밥 한 통만 들었거던,
어유화 톱질이야.
“마누라.” “예.”
“톱소리를 어서 맞소.” “톱소리를 허자 헌들 배가 고파 못 허것소.”
“허리띠를 졸라 매고 이 박을 어서 타서
박속을랑 끓여 먹고, 바가칠랑 팔어다
목심 보명 살아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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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축조선소리반 K172-B 박타령 명창 송만갑(1913년 녹음)
【아니리】 송만갑이가 박 한 통을 탑니다.
【세마치 계면조】 시르르르 실근 톱질이야, 에여루 톱질이로구나.
여보소 마누라, 우리가 이 박을 따서 박 속을 끓여먹고,
바가치는 팔아서 목심 보명 살아나세.
굶던 일을 한을 말고, 힘을 써서 박을 타소.
에여루 당그주소, 실근실근 톱질이야.
가난이야 가난이야, 원수 년으 가난이야. 어이하면 잘 사는거나.
가난도 팔짜가 있나, 가난도 사주가 있느냐,
어이 하면 잘 사는거나. 몹씰 년으 가난이야,
에여루 톱질이로구나. 시르르르르 시르렁 실근실근 실근실근 당겨주소.
강상의 떴난 배는 수천 석을 실고 간들
저그만 좋았지, 내 박 한 통 당헐소냐.
힘을 써 박을 타라,
에이여루 당그주소. 시르르르르 시르렁 실근실근 시르렁 시르렁 톱질이로구나.
여보소 마누라, 가난 한번 원을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