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국악방송의 방송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고 있습니다.

상세내용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하기
  • 목록으로

- 일시: 2020년 3월 15일(일)

 

<심청가 中 심봉사 아이 어르는 대목> 가사 

 
[아니리]
동네 사람들이 심봉사를 만류하되 , “여보시오 , 봉사님 ,
죽은 사람 따라가면 어린 자식은 어쩌시랴오 ?
어서 어서 가옵시다 .” 심봉사 동네 사람들께 붙들리어 ,
 
[중모리]
집이라고 돌아오니 부엌은 적막 허고, 방 안은 휑 비었는디
심봉사 실성발광 미치난디 얼싸덜싸 춤도 추고
허허 웃어도 보고 지팽막대 흩어 짚고 이웃집에 찾아가서
 “여보시오, 부인님네들 거 혹 우리 마누라 여기 안 왔소 ? ”
 아무리 부르고 다녀를 봐도 종적이 바이없네.
집으로 돌아와서 부엌을 굽어보며 “아이고, 마누라!”
방으로 들어와서 쑥 내 향내 피워놓고 통곡으로 울음을 울 제
어린 아이는 기진하야 ‘응아 , 응아 ’ 울음을 우니
심봉사 기가 맥혀 우는 아이를 안고 앉어
“우지 마라. 우지 마라 . 너의 모친은 먼 데 갔다.
낙양동촌 이화정의 숙낭자를 보러 갔다
죽상지루 오신 혼백 이비 부인 보러 갔다
가는 날은 안다마는 오마는 날은 모르겄다 우지 마라
너도 너의 모친이 죽은 줄을 알고 우느냐 ?
배가 고파 울음을 우느냐 ? 강목수생 이로구나.
내가 젖을 두고도 안 주느냐?” 그저 “응아 , 응아 .” 울음 우니
심봉사 화가 나서 안았던 아이를 방바닥에다 메다치고,
“죽어라! 썩 죽어 ! 네 팔자가 얼마나 좋으면 아 초칠 안에
네 에미를 잃을 것이냐? 너 죽으면 나도 죽고,
나 죽으면 너도 못 살리라 .” 아이를 도로 안고 앉어,
“아가, 우지 마라 . 어서 어서 날이 새면 젖을 얻어 먹여 주마 . 우지 마라 , 내 새끼야 .”
 
[아니리]
그 날 밤을 새노라니 어린 아이는 기진 허고
어두운 눈은 더욱 정신없어 날 새기만 기다릴 적
 
[빠른 중중모리]
우물가 두레박 소리 얼른 듣고 나설 적에
한 편에 아이를 안고 한 손에 지팽이 흩어 짚고
더듬 더듬 더듬 더듬 우물가 당도하여
 “여보시오, 부인님네 인사는 아니오나 이 애 젖 좀 먹여 주오
초칠 안에 어미 잃고 기허허여 죽게 되니 이 애 젖 좀 먹여 주오.” 우물가에 오신 부인 철석인들 아니 주며 도척인들 아니 주랴?
젖을 많이 먹여 주며, “여보시오 , 봉사님 .”
“예 ” “이 집에도 아이가 있고 , 저 집에도 아이가 있으니
어려워 생각 말고 자주자주 다니시면 내 자식 못 먹인들 차마
그 애를 굶기리까?”
심봉사 좋아라고, “허허 고맙소, 수복강녕허옵소서 .”
이 집 저 집을 다닐 적에 삼베길쌈 허노라고 ‘히히 하하’
웃음소리 얼른 듣고 들어가 “여보시오, 부인님네
이 애 젖 좀 먹여 주오 .”
오뉴월 뙤약볕에 김매고 쉬는 곳도 허유허유 찾아가
 “이 애 젖 좀 먹여주오 .”
백석청탄 시냇가에 빨래허는 부인들께 더듬더듬 찾어가
 “이 애 젖 좀 먹여 주오 .”
젖 없는 부인들은 돈 돈씩 채워주고,
 돈 없는 부인들은 쌀 되씩 떠주며 “맘쌀이나 허여주오.”
심봉사 좋아라고, “허허 , 고맙소, 수복강녕허옵소서”
젖을 많이 얻어 먹여 안고 집으로 돌아올 제,
 어덕 밑에 쭈푸려 앉어 아이를 어른다.
 
[중중모리]
둥둥둥 내 딸이야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아이고 내 새끼 배부르다 배가 이상 뺑뺑 허다
이 덕이 뉘 덕이냐 동네 부인의 덕이라
어려서 고생을 허면 부귀다남을 헌다더라
너도 어서어서 자라나 너의 모친을 닮아 현철 허고 얌전허여
아비 귀염을 보이여라 둥둥둥 내 딸이야
백미 닷 섬에 뉘 하나 열 소경 한 막대로다
어허 둥둥 내 딸이야 금을 준들 너를 사며 옥준들 너를 사랴
어덕 밑에 귀남이 아니냐 설설 기어라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자진모리]
어허 둥둥 내 딸 어허 둥둥 내 딸 금자동이냐 옥자동
주유천하무쌍동 은하수 직녀성이 네가 되어서 환생
달 가운데 옥토끼 댕기 끝에 준주시 옷고름에는 밀화불수
쥐얌쥐얌 잘깡잘깡 엄마 아빠 도리도리 어허 둥둥 내 딸
서울 가 서울 가 밤 하나 얻어다 두레박속에 넣었더니
머리 까만 새앙쥐가 들랑달랑 다 까먹고 다만 한 쪽이 남았기로 한 쪽은 내가 먹고 또 한 쪽 너를 주마 우르르르
둥둥 어허둥둥 내 딸
 
 
 
<수궁가 中 고고천변 대목> 가사
 
[아니리]
그때여 별주부가 수정문밖 썩 나서서 세상경개를 살피고 나오는디 이런 가관이 없겄다
 
[중중모리]
 
고고천변일륜홍 부상의 높이 떠
양곡의 잦은 안개 월봉으로 돌고 돌아
어장촌 개짖고 회안봉 구름이 떴구나
노화는 다 눈 되고 부평은 물에 둥실
어룡은 잠자고 자교새 펄펄 날아든다
동정여천파시추 금성추파가 여기라
앞발로 벽파를 찍어당겨
뒷발로 창랑을 탕탕 요리조리 이리저리 앙금 둥실 떠
사면을 바라보니 지광은 칠백리
파광은 천일 색인디
천외무산 십이봉은 구름속에가 말고
해외소상은 일천이
눈앞에 경개로다
오초는 어이하여 동남으로 벌여있고
건곤은 어이하여 일야의 둥실 떠
남훈전 달밝은 디 오현금도 끊어지고
낙포로 둥둥 가는 저배
조각달 무관수의 초희왕의 원혼이요
모래속에가 잠신허여 천봉만학을 바래보니
만경대 구름속 학선이 울어 있고
칠보산 비로봉은 허공에 솟아
계산파무울차아 산은 칭칭 높고 경수무풍야자파
물은 풍풍 깊고 만산은 우루루루루루 국화는 점점
낙화는 동동 장송은 낙락 늘어진 잡목
펑퍼진 떡갈 다래 몽동 칡넝쿨 머루 다래 으름 능출
능수버들 벚나무 오미자 치자 감 대추 갖은과목
얼크러지고 뒤틀어져서 구부 칭칭 감겼다
어선은 돌아들고 백구는 분비
갈매기 해오리 목파리 원왕새 강산 두루미 수많은 떼고니 소호시철 기관허든 만수문전의 봉황새
양양창파점점무 사랑한다고 원양새
칠원칠석 은하수 다리놓던 오작이 목파리 해오리
너새 징경이 아옥따옥 이리저리 날아들제
또 한 경개를 바래봐
치어다보니 만학천봉이요 내려굽어보니 백사지땅이라
허리굽고 늙은 장송 광풍을 못이기어
우줄주줄 춤을 출제 시내 유수는 청산으로 돌고
이골물은 주루루루루루 저골물이 콸콸
열이 열구골 물이 한데로 함수 쳐 천방자 지방자 월턱쳐
구부져 방울이 버금져 건너 병풍석에다 마주 쾅쾅
마주 쎄려 산이 울렁거려 꺼나간다 어디메로 가잔말
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개가 또있나
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개가 또 있나

 

재생 1813| 등록일 2020.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