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토끼란 놈이 저 살아났다는 재주로 깡쫑깡쫑 뛰어 올라가다가,
토끼 덫에 뒷발이 걸려 자탄허고 데진득기 앉았는디,
마침 어디서 쉬파리 떼가 앵~ 하고 날라드니 토끼 반가라,
아이고 쉬낭촌 사촌님네들 어디 갔다 인자들 오시오,
내 몸에 쉬나 좀 실어주시오.
아 이놈아 니 몸에 쉬 싣기는 어렵지 않으나,
그 그물을 누가 쳐 논 줄 아느냐?
그 그물은 사람의 손으로 쳐 논 것이라,
사람의 손에 가서 천지 오행팔괘가 다 들어있느니라.
언~제 쉬파리 떼가 오행팔괘를 배웠던고 한 번 일러보는디,
<자진머리>
사람의 내력을 들어라 사람의 내력을 들어봐라 사람의
손이라 허난 건 엎어 노면은 하늘이요 됫세 노면 땅인디 요리저리금이 있기는 일월 다니는 금이요
엄지 잔가락이 두 마디기는 천지인 삼재요
지가락이 장가락만 못 허기는 정월 이월 삼월, 長가락이 그 중의길기는 사월 오월 유월이요.
무명지가락이 長가락만 못 허기는 칠월 팔월 구월이요.
소지가 그 중에 쩌룹기는 시월 동지 섣달인디 자오묘유가 여가 있고
건감간진 손리곤태 선천팔괘가 여가 있고 불도로 두고 일러도 감중련 간상련 여가 있고 육도기문의
대장경 천지가 모두 일장이라 니 아무리 꾀를 낸 들 사람의 손 하나 못 당허리라 두 말 말고 너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