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심청가 가운데 황성 올라가는데, 목욕하는 대목 (오정숙 창)
아니리
예레이 순 호랭이가 바싹 깨물어갈 년
"어라 어라 어라 어라
현철허고 얌전헌 우리 곽씨부인 죽는 양도 보고 살고
출천대효 내 딸 심청 생이별도 허고 살었는디
니 년을 생각허는 내가 도리어 인사불성의 쇠아들놈이다 이년"
막담을 덜컥 지어놓고
중모리
날이 차차 밝아오니
주인을 불러서 하례닦고
행장을 챙겨지고
황성 길을 올라 간다
주막 밖을 나서더니 만은 그래도 생각이 나서
맹세헌 말 간 곳 없고 뺑덕이네를 부르는디
그 자리 버석 주저 앉어
"뺑덕이네야 뺑덕이네
에이천하 몹쓸 년아 니 그럴 줄 내 몰랐다
황성천리 먼 먼 길을 어이 찾어 가잔 말이야 (~ 07/30)
내가 눈이 있거드면 앞에는 무슨 산이 있고
길은 어디로 행하는지 분별하여 갈 것인디
지척 분별을 못허는 병*이
어이 찾어서 가잔 말이냐"
새만 푸르르르 날아가고
뺑덕이넨가 의심을 허고
바람만 우루루루루 불어도
뺑덕이넨가 부르는구나
"뺑덕이네야 모지고도 야속헌년
눈 뜬 가장 배반키도 사람치고는 못허는디
눈 어둔 날 버리고 니가 무엇이 잘 될 소냐
새서방 따라서 잘가거라" (~ 08/06)
중중모리
더듬 더듬 올라갈 제
이때는 어느 땐고
오뉴월 한 더위라
태양은 불 같은디
비지땀을 흘리면서
한 곳을 당도 허니
백석청탄 맑은 물의
흐르는 소리 들린다
심봉사 거동을 보소
물소리 듣더니 반긴다
"얼씨구나 반갑다
유월염천 더운 날
청파유수에 목욕을 허면
설운 마음도 잊을테요
맑은 정신이 돌아올터이니
얼씨구나 반갑다"
의관의복을 벗어놓고
물에가 풍덩 들어서
에 시원허고 장히 좋다
물한 주먹을 덤벅 쥐어
양치질도 허여보고
또 한주먹 덤벅 쥐어서
가삼도 훨훨 문지르며
"에 시원 허고 장히 좋다
삼각산 올라선들 이어서 시원허며
동해수를 다 마신들 이어서 시원 헐그나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네“
툼벙 툼벙의 노닌다 (~ 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