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머리】 산학이 잠영허고 음풍이 노호헌디,
천병만마 서로 맞아 철기도창을 이었난디,
처마 끝에 급한 형세는 백절 폭포가 쏘아오고,
대 숲을 흩뿌릴 제 황영의 깊은 한을 잎잎이 하소허니
소상야우라고 허는듸요.
칠백청호 맑은 물은 상하천광이 푸르렸다.
어름바쿠 문득 솟아 중천으 배회허니,
계궁항아 단장허고 새 거울을 열었난디,
적막한 어룡들은 세를 얻어 출몰하고,
풍림으 귀화들은 빛을 놀래여 사라지니
동정추월이 이 아닌가?
연파만경은 하날으 닿었난디,
오고 가는 백로들은 노화 앉어 노랴는 듯,
(오고 가는 상고들은 보아 알지는 못 하여도)
바람 힘을 못이기어, 어기야 어기야 저어 가고
다만 앞으 섰던 산이 문득 뒤로 옮아가니
원포귀범이 이 아닌가?
수벽사명양안태으 불승청운객비래라.
(권금주-아니 놀고 무엇을 헐거나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세/ 여기서 끝남)
날아오는 저 기러기 갈대 하나 입으 물고
일점 이점으 점점마다 항렬져 떨어지니
평사낙안이 이 아닐까.
상수로 울고 가니 수운이 적막허고,
황릉으로 울고 가니 옛 사당이 황량타.
남순영웅이 혼이라도.
남순황제 혼이라도 응당이 서럽거든 새 소래 눈물지니 황릉애원 이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