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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모음집

진행 : 황민왕 / 연출 : 김연주 / 작가 : 남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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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7 (수) 우리노래 뜻풀이 속풀이 (재담소리 개넉두리)
  • 작성자keitaro
  • 조회수378
  • 작성일2022.08.17

[재담소리 개넉두리 (1913) / 박춘재 창, 문영수 받는소리]


【진오기 새남】

【넋노래가락】 이게 뭔고하니 개 내기겠다.

넋이야 넋이로구나. 녹양 심산에 저 넋이야.

넋을랑 녹반에 담고 신에 신은 져 올려,

세상에 못난 망개가 놀고 갈까.

【공수조】 아이고 나 들어왔다. “누구십니까?”

살아 생전 겉고, 사후 영천 같고, “옳소.”

천하 사람이 다 죽어도 나는 장생불사를 헐 줄 알았든지,

천명이 이 뿐이든지, “누군지 알 수 없지마는.”

임 형세를 허였는지. 내가 너의 할아버지다. “옳소.”

어, 내가 살아 생전에 내 옥천당을 보량이면, “사진을?”

어, 사진. 아가리는 다 닳은 끌 방맹이 겉고,

앉으면 산호 가지 빠지고,

서면은 달아나고만 싶고, “애외 다리요.”

옳다. 일상 출입 구녕이 개구녁이요,

정월이라 대보름 날이면 액막이야 물것 꾄다고

그날은 누룽밥 한술도 아니 주고 왼 종일 굶기는구나. “배고파 살갔어?”

진지 잡숫는 밥상 보량이면,

나는 오첩반상 칠첩반상 몽땅 열상 종자상 팔선상이 다 많아도,

너의 할아버지 잡숫는 밥상은 노름꾼들이 아느니라.

골패 서른 두 짝에 채소같은 나무 귀웅통이 밥상이요. “옳소.”

일본 요리니 청요리니 조선 요리니 양요리니

진수성찬 고량진미 용미봉탕이 다 많어도,

나는 보통으로 먹는 건 평생 소원이 누룽지요. “옳소이다.”

이 생각 하면 설지 않겠냐? “별거 ○○○”

너의 할머니가 또 들어왔다. “네가 늘 업고 댕기던 그 할마니다.”

옳다. 소명하다. 원수에 자식은 여러 남매라.

노랭이 검둥이 흰둥이 얼룩이 바둑이

구박다리 호박개 장돌뱅이 아루롱이 다루롱이,

여러 남매를 박 쪼가리에 남겨 담고, “○○○”

너의 여러 남매 기르누라

생일 잔치집 건목짐 갈빗대 신세도 많이 졌네. “옳소이다.”

원통하고 설운지고. 이내 신세 설운지고.

일년은 열두 달, 과년은 열 석 달에 잠시도 편헐 날이 없으니,

요런 신세가 어디 있나. 안녕히 가오. “옳소이다”






【넋노래가락】

세월이 건뜻 또 가, 이내 간 봄철이 또 돌아온다.

이 엄신 불쌍헌 건 황천에 가니 어이허리.

세상에 원턴 망개가 놀고나 갈까.

【공수조】아이고 나 들어왔다. “또 누구십니까?”

아깨 들오든 너의 할아버지 할머니다. “옳소이다.”

일년은 열두 달, 과년은 열석 달에

잠시도 편헐 달이 없어, “옳소.”

일년 열두 달 터 잡으면 어느 때가 어느 땔러냐?

정월이라 대보름 날이면 액말이냐. “옳소.”

물것 꾀인다고 누룽밥 한 술도 아니 주고

왼 종일 굶겨대는구나. “옳소.”

그 달 저 달을 다 보내니, 이때는 어느 때냐?

이월 내 경칩 지내노니 왼갖 짐생이 살아난다. “옳소.”

빈대 이는 발섯을 물고, “옳소.”

파리는 털끝마다 꾀어들 적에 “옳소이다.”

날은 더운데 몸으론 벗지 못허고 “옳소.”

오뉴월 삼복 중에 “옳소.”

잠을 자며는 꿈에 호랭이만 뵈이고, “옳소이다.”

다부 일어나며는 “옳소.”

이승상댁 십리골 친구들이 삽까중 후려들고 대면서 쫓을 적에 “옳소.”

행길에 나가며는 반찬 가게가 총파가 무섭고, “안 그렇갔어?”

집안에 들어오면 장독대 된장이 무섭고, “그렇고 말구요.”

우리 쥔님이 몣 해 기르든 공 없이

단돈 냥에 부관에서 서른 냥에다 팔아먹었네. “너머 싸게 팔았어.”

이내 몸 죽어질 적에, 죽어도 가다는 허지? “옳소.”

올개밀 버쩍 쥐면, 주석고리 귀 뒤에가 붙으니

금관자도 이품 가선대부 해서 돌아갔네. “사후 영광은 지냈어.”

○○○ 아니고, 이내 몸 죽어지니 너희 여러 남매 종신하나 왔다. “옳소.”

첫째 자식 둘째 자식은 염습 감 맡으라 간다길래 “옳소이다.”

본전이나 싸전이나 부친전으로 간 줄 알었더니, “옳소.”

거기도 아니 가고, 저기도 아니 가고 “옳소.”

우리 동네 쟁면 모퉁이 큰 반찬 가게 나가

청파 후추가루 깨소금 참기름 고추가루 등물 받아갑디다.

“너무 나빴어 그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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