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둥실 둥근달 화왕산 환장고개 진달래 내 님 넘겨주소.
아리랑아, 아리랑아, 아리랑아, 아리랑아 고개로 날 넘겨주소.
세상에 처음 태어난 아리랑이 나의 귀전을 감돈다.
정창관이 만든 < 1930년 ‘조선민요의 연구’에 근거한 ‘새로운 창녕아리랑’ > 이다.
‘정창관’은 대부분의 국악방송 청취자들에게는 ‘함현상의 꿈꾸는 아리랑’ 토요 꼭지 < 정창관의 국악음반세계> 고정 패널(panel) 정도로 기억되는 사람일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정창관’을 몰라 그 존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소홀히 하는 부끄러움이다.
‘정창관’이 소장하지 않으면 국악음원은 없어, 그는 대한민국 국악음반 역사를 보여주는 도서관이자, 뿌리이고 기둥으로 살아있는 대한민국 음반 역사가가 되어버린 사람이다. 국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늘 고마워해야 하고, 이 시대에 함께 할 수 있음을 행복으로 품고 살아야 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1987년에 SKC에서 국악 CD 음반이 첫 출반된 이래 지금까지 모든 국악 음반의 99% 이상인 5000여장을 정리하여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이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지금은 폐간된 ‘음악동아’를 1994년에 스스로 찾아가 국악음반 평을 싣게 하여 최초로 ‘국악음반 평론’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정창관 국악CD 음반세계(www.gugakcd.kr)’와 ‘정창관의 국악이 보인다(www.gugakebook. com)’라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누구나 무료로 국악에 쉽고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전문가들에게는 국악공부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2007년에 ‘1896년 7월 24일 한민족 최초로 녹음한 국악음원(미, 메린랜드대학 프로바인 교수 발굴)’을 찾아내어 이후 복각 음원을 세상에 무료로 선물하고, 일제 강점기 victor 음반사, 국악 유성기 음반 587매를 일본에서 찾아내어 근대 문화재로 등록되게 하고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게 만들었다.
정창관이 2016년 4월 <1930년 ‘조선민요의 연구’에 근거한 ‘새로운 창녕아리랑’> CD 한 장을 형님(정규창), 동생(정창술. 정창길), 재경창녕향우회, 창중총동문회, 창중20회동기의 지원과 유지숙 명창, 소리꾼 장사익님, 국악방송의 재능 기부와 도움을 받아 자비로 제작하여 당신의 고향 경남 창녕군에 기증하고 주변의 지인과 국악 애호가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수 년 전 1930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조선> 14권 7호에 ‘김지연’이 쓴 글 ‘조선의 민요 아리랑 2’(조선민요의 연구 3)에 다른 26개의 아리랑과 더불어 단 2수의 가사만 실려 있는 ‘창녕아리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 음원이나 구전 되는 ‘창녕아리랑’ 소리를 찾아 배방으로 노력하였으나 이미 사라져버린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 후 100여 년 전에 살아있던 ‘창녕아리랑’을 되살리고 보전·보급하기로 마음먹고, ‘성기각’ 창녕 토속 시인의 창녕 풍광과 14개 읍, 면의 모습을 담은 가사에, 영화 ‘귀향’의 음악감독 ‘함현상’ 작곡가에게 곡을 부탁하여 ‘창녕아리랑’을 새로 만들고 ‘창녕’ 토속민요를 더해 젊은 소리꾼, 아마추어 소리꾼, 소리하는 어린이들에게 부르게 하여 고향을 노래한 명반(明盤) 한 장을 탄생시켰다.
70여 분이 넘는 음악을 담을 수 있는 이 CD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맨 첫 부분에는 새 가사로 만든 남자용 아리랑, 여자용 아리랑, 어린이용 아리랑/ 토속민요가사를 사용한 남자용 아리랑, 여자용 아리랑/ 1930년 ‘조선민요의 연구’의 2줄 가사 아리랑 등 다양하게 해석한 ‘창녕 아리랑’버전(version)으로 정창관의 ‘창녕 사랑’이 담겨 있다.
두 번째에는 1886년 헐버트 편지에 나타난 ‘아라렁’, 1896년 헐버트 아르렁, 1914년 조선속곡집 상권 ‘아르렁 타령’, 1921년 조선신구잡가 ‘아리랑 타령’, 1929년 조선속곡집 하권 ‘아리랑’, 1929년 영화소설 ‘아리랑’으로 1929년 이전 악보에 남아있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귀중한 아리랑이다.
마지막 부분에 담겨있는 열 한 곡은 소개곡-단가, 매화타령, 애국가 1, 애국가 2, 간주 - 손장단, 사랑노래 - 아리랑 1, 사랑노래 - 아리랑 2, 사랑노래 - 아리랑 3, 설화노래 - 제비잡는데, 동요 – 달아 달아, 마일맨의 노래로 정창관이2007년에 발굴하여 국내에 소개한 ‘1896년 7월 24일 한민족 최초의 음원’ 이다. 이 한 장의 CD는 정말 소중하며 귀중한 음반이며, 여기에 담겨있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영광이고 소장하는 자체가 행복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평생 하면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의 ‘소리’를 찾아 세상에 자랑하고, 그 실체 만들어 고향에 기증하는 ‘정창관’님이 한없이 부럽다, 그냥 따뜻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나의 마음을 희열로 가득 차게 하며 끝없는 부러움을 만들어 낸다.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던 국악음원을 음반으로 정리하여 체계화하고 국악 음반사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 고난의 역경을 이겨내야 하며 돈과는 거리가 먼 희생을 하면서도, “즐겁다, 행복하다”하는 ‘정창관’님을 공연장에서 만나 가끔 인사드리고, 국악 관련 심포지움이나 세미나 현장에서 발표자와 방청객으로, 때로는 함께 하는 관람객으로 뵐 수 있는 인연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이며 커다란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