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장가(1) 송만갑 (1913 녹음)]
【아니리】 송만갑이 십장가올시다.
【세마치 계면조】 집장사령 거동을 보아라. 형장을 고르는구나.
이 놈 골라서 저리 놓고, 저 놈도 골라서 이리 놓고,
그 중에 등심 좋고 손잡이 좋은 놈을 침을 밭어 두러메고,
춘향을 보고서 눈을 딱 부릅뜨며,
“엇쩌겨 뼈 부러지리라!”
웃 명을 태워 그랬거니와 속말로 하는 말이,
“춘향아, 정신을 놓지 말고 한두 개만 견디어라.”
“매우 쳐라!”
“예이!”
딱! 찍!
부러진 형장 개비는 삼동에 동져서,
춘향이는 정신이 아찔, 소름이 쫙 끼치며,
아픈 것을 억지로 참느라고 고개만 빙빙 두루면서,
“음, 일짜로 아로리다.
일편단심 먹은 마음이 일시인들 변하리까?
가당 없고 무가내오.”
두째 낱을 부쳐 노니,
“이부불경 이내 심사 이도령만 생각하오나.”
[십장가(2) 송만갑 (1913 녹음)]
【세마치 계면조】 세째 낱을 딱 부치니,
“삼짜로 아로리다.
삼치형문 맞는다고 삼생계약 변하리까?
가당이 없고 무가내오.”
네째 낱을 부쳐 노니,
“사짜로 아로리다.
사대부 양반님은 사기사를 모르시오?”
다섯 채 낱 부쳐노니,
“오짜로 아로리다.
오장 썩어 피가 된들 옳은 춘향이 죽일 사또님 옳다 하리가 누 있겠소.
가당 없고 무가내오.”
여섯 채 낱 부쳐노니,
“육짜로 아로리다.
육국 달랜 소진 이상도 소녀는 못 달래지요.
가당 없고 무가내오.”
일곱 채 낱 부쳐노니,
“칠짜로 아로리다.
칠척 검 드난 칼로 이제 목을 베어 주오.”
여덟 채 낱 부쳐노니,
“팔짜로 아로리다.
팔도 기생이 천타헌들 열녀 하나가 없사리까?”
아홉 채 낱 부쳐노니,
“구짜로 아로리다.
구곡간장 흐르난 눈물 구년지수 되오리다.”
열 째 낱을 부쳐노니,
“십장가로 아로리다.
십장오사 하올망정 십분인들 변하리까.
가당이 없고 무가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