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 중 이별가(월매창) 이동백(창), 지동근(장고)
【자진머리】 건넌방 춘향모 앉었다 일어나
가만 가만히 나온다.
춘향 방에서 웬 소리, ‘와당 퉁탕, 아이고 지고’,
“허허 저게 웬 소리냐?”
춘향 모친이 나온다. 고두머리 집어 얹고,
담뱃대 피어 물고, 한 손으로 허리 짚고,
갈 지 자 엇걸음을 가만 가만히 나온다.
춘향 방 영창 앞에 가만히 서 아무리 들어도
이별이 분명하구나.
춘향 모친이 회를 내야,
들었던 담뱃대 영창 와지끈 땅, 와르르르르!
“네 요년 딸, 안 끄치나 이 거동,
이게 도시 웬 말이냐? 날버텀 죽이지.
네 요놈으 가시네, 으짼 말이냐?
이 건방진 년 요년,
시고 뜳고 늠친 요년,
[윤유월이 멋든 요년.]
늙은 에미 말 아니 듣고 네 맘대로 허더니만 잘 되얐구나.
뵈기 싫다, 절로 가거라.
시라는 초병은 아니 시고, 마개 먼저 시는 격으로,
네 요년 건방진 년!”
도련님 앞으로 들앉아,
“여보 이도령, 사또 자제, 월매 사위야, 춘향 이별 서방아!
아, 아이. 이게 뭐야?
사람이라고 허는 게 안팎이 잘 되야지,
[풍채만 훤히, 서러워 못살진단 말이냐. 우유 아깝네.]
그런 법이 어데 있(나).
내 어린 딸 춘향이 밤낮으로 사랑하야 안고 서고 눕고 자기,
주야장천 일삼다 말경에 가실 때 뚝 떼어 바리시니
양류천만산들 가난 춘풍 어이 하(며),
낙화 후 녹엽 또 되어 어느 나비가 또 올까.
옥 같은 내 딸 춘향 부득장춘 절로 늙어
홍안이 백수되면 시호시호 부재내라, 다시 젊든 못 허지.
저 냥반 간 연후 뉘 간장을 녹일라고 이게 웬일이(냐).
칠십 당년에 늙은 년, 어느 자식이 또 있느냐?
너 하나만 믿고 사는 늙은 에미야,
이 천하 몹쓸 년아,
늙은 어미 워쩌랴고 니가 이게 웬일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