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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모음집

진행 : 황민왕 / 연출 : 김연주 / 작가 : 남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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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7 (수) 우리노래 뜻풀이 속풀이 (춘향가 '이별가')
  • 작성자노래가좋다
  • 조회수305
  • 작성일2023.06.07


춘향가 중 이별가(월매창) 이동백(창), 지동근(장고)

 

【자진머리】 건넌방 춘향모 앉었다 일어나 

가만 가만히 나온다. 

춘향 방에서 웬 소리, ‘와당 퉁탕, 아이고 지고’, 

“허허 저게 웬 소리냐?” 

춘향 모친이 나온다. 고두머리 집어 얹고, 

담뱃대 피어 물고, 한 손으로 허리 짚고, 

갈 지 자 엇걸음을 가만 가만히 나온다. 

춘향 방 영창 앞에 가만히 서 아무리 들어도 

이별이 분명하구나. 

춘향 모친이 회를 내야, 

들었던 담뱃대 영창 와지끈 땅, 와르르르르! 

“네 요년 딸, 안 끄치나 이 거동, 

이게 도시 웬 말이냐? 날버텀 죽이지. 

네 요놈으 가시네, 으짼 말이냐? 

이 건방진 년 요년, 

시고 뜳고 늠친 요년, 

[윤유월이 멋든 요년.]

늙은 에미 말 아니 듣고 네 맘대로 허더니만 잘 되얐구나. 

뵈기 싫다, 절로 가거라. 

시라는 초병은 아니 시고, 마개 먼저 시는 격으로, 

네 요년 건방진 년!” 

도련님 앞으로 들앉아, 

“여보 이도령, 사또 자제, 월매 사위야, 춘향 이별 서방아! 

아, 아이. 이게 뭐야? 

사람이라고 허는 게 안팎이 잘 되야지, 

[풍채만 훤히, 서러워 못살진단 말이냐. 우유 아깝네.] 

그런 법이 어데 있(나). 

내 어린 딸 춘향이 밤낮으로 사랑하야 안고 서고 눕고 자기, 

주야장천 일삼다 말경에 가실 때 뚝 떼어 바리시니 

양류천만산들 가난 춘풍 어이 하(며), 

낙화 후 녹엽 또 되어 어느 나비가 또 올까. 

옥 같은 내 딸 춘향 부득장춘 절로 늙어 

홍안이 백수되면 시호시호 부재내라, 다시 젊든 못 허지.

저 냥반 간 연후 뉘 간장을 녹일라고 이게 웬일이(냐). 

칠십 당년에 늙은 년, 어느 자식이 또 있느냐? 

너 하나만 믿고 사는 늙은 에미야, 

이 천하 몹쓸 년아, 

늙은 어미 워쩌랴고 니가 이게 웬일이냐?”

 

 

 

 



신세기레코드, 창극 춘향가 중 월매창, 박초월, 한농선 (창) 


박초월 :【아니리】한참 울음을 울고 이별을 헐 적에, 춘향 어머니가 어느 새 그런 말을 들었던가. 홧김에 나와 보는디,

 【중중머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어머니가 나온다. 하던 일 밀쳐놓고 가만가만히 나오더니, 춘향 방 영창 밖에 가만히 선뜻 올라서서 귀를 대고 들으니 정녕한 이별이로구나. 어간마루 선뜻 올라 두 손뼉 땅땅,

한농선 : “허허 별일 났네! 우리 집에가 별일 났어. 아니 이야기 우느냐? 남 다 자는 깊은 밤에 아이고 지고 울음을 우느냐? 요년아, 요망헌 년!”

박초월 : “도련님이 가신대요.”

한농선 : “아니, 도련님이 가시긴 어딜 가신단 말이냐?”

박초월 : “사또께서 동부승지 당상하야 내직으로 올라가신대요.”

한농선 : “허허 그 일 잘 되었다. 그 댁에 경사시면 내 집에도 영화여든 우난 일이 웬 일이냐?”

박초월 : “도련님이 못 다리고 가신대요.”

한농선 :  “아니 뭣이 어쩌고 어쩐다고? 허허 그 일 잘 되였다. 어서 죽어라. 너 죽은 시체라도 저 냥반이 지고 가게. 내가 일생 이르기를 무엇이라고 이르더냐. 후회되기 쉽다기로 태과헌 맘 먹지 말고 여염을 시알려서 지체도 너와 겉고, 인물도 너와 겉은 봉황같이 짝을 지어 내 눈 앞으서 놀고드면 너도 좋고 나도 좋제. 마음이 너무 도도허여 남과 별로 다르더니, 오 그 일 잘 되었구나. 아니 여보시오, 도련님. 무엇이 어쩌고 어쩐다고? 내 딸 어린 춘향이를 버리고 간다 허니 무슨 일로 그러시오? 군자 숙녀 바리난 법 칠거지죄가 범찮허면 버리난 법 없난 줄을 도련님은 모르시요? 내 딸 춘향 어린 것이 도련님을 모신 지가 준일년이 되었어도, 행실이 그르던가, 인물이 밉든가, 어느 무엇이 그르기로 이 지경이 웬일이요? 못 허지 못 허지야. 양반의 추세를 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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