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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모음집

진행 : 황민왕 / 연출 : 김연주 / 작가 : 남화정
월~금 | 16:00 ~ 17:55

2023-06-14 (수) 우리노래 뜻풀이 속풀이 (월매창)
  • 작성자노래가좋다
  • 조회수277
  • 작성일2023.06.07


시에론 레코드 창극 춘향전 중 월매창 부분, 김정문, 신금홍 (창)


김정문:【자진머리】 춘향 어머니 그말 듣고 춘향 방으로 건너가, “너 왜 이리 우느냐?”

신금홍: “도련님이 나를 두고 가신다오.”

김정문: “여보시오 되련님, 내 딸 어린 춘향이가 도련님을 모신 지가 준 일 년이 되았으되 무슨 허물 있더니까? 칠거지악이 범찮아면 바리난 법 없난 줄을 되련님은 모르시오? 양반으 으세를 허고 몇 사람 신세를 망치랴오?”

 

 

 


춘향전 춘향모 나오는데, 이화중선 창.


【자진머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모친이 나온다. 가만가만히 나온다. 춘향 방 영창 밖으 가만히 들어가서 귀를 기울이고 아무리 들어도 이별이 분명하다. 춘향 어머니 기가맥혀 어간마루 선뜻 올라 두 손뼉 땅땅치며, “허허, 허허허허 별일 났네!” 쌍창문 펄쩍 열고 우르르르르르 달려들어 주먹 쥐어 딸 겨누며, “너 요년아, 요년아 요년아 요년아, 요년 요년 말 들어. 무슨 일로 우느냐?” “도련님이 가신다요.” “얼씨구 잘 되얐다. 너 울 일이 없다. 도련님은 먼자 가시면 너는 뒤로 보교 타고, 십 리 만끔 오 리 만끔 따름따름으 따러 가다가, 밤이며는 붙어 자고 낮이며는 떨어졌다가 밤이 되거던 붙어 자지. 욕심 많은 도적년아, 낮에 못 보아 병이 되야 아이고 지고 울음을 우느냐? 요년아 요망헌 년. 너 요년아 썩 죽거라. 너 죽은 시체라도 저 냥반이 지고 가게. 너 요년 말 듣거라. 내 일상 말허기를 후회되기가 쉽겠기로 태과한 맘 먹지 말고 여럼을 헤아려서, 지체도 너와 겉고 인물도 너와 겉은 봉황으 짝을 얻어 내 앞으서 노는 모냥, 내 안목으로 보았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제. 마음이 도고하야 남과 별로 다르더니 잘 되고 잘 되얐다.” 손뼉치고 와락 뛰여 도련님 앞으로 달려들며, “여보시오 되련님, 나고 말 좀 하야 봅시다, 게. 나의 딸 춘향이를 바리고 간다허니 무슨 일로 그러시오? 도련님 근즐 받은 지가 준 일년이 되얐으되, 행실이 그르던가, 인물이 밉도든가, 잡시럽고 휑하던가, 언어가 불순튼가? 무엇이 그르기어 이 봉변을 하시니까? 군자 숙녀 바리난 법 칠거지악에 범찮아면 바리난 법 없난 줄 도련님은 모르시오? 내 딸 어린 춘향이 밤낮없이 사랑하야, 안고 서고 눕고 자기, 주야장천 어루다 말경으 가실 때는 뚝 떼어 바렸시니, 양반으 으세하고 몇 사람으 신세를 버리나?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양류천만사 가는 춘풍을 잡어매며, 낙화 녹엽이 된들 어느 나부가 돌아가. 내 딸 옥같은 화용신 부득장춘 절로 늙어 홍안이 백수가 된들 다시 젊든 못하지. 도련님 올라가면 내 딸 춘향 임 기룰 제, 월청명야삼경으 장전으 돋은 달 왼 천하 비치우며, 첩첩수심 어린 것이 가군 생각이 간절, 담배 푸여 입에 물고 초당전 화계상으 이리 저리 거닐다, 불꽃같은 시름 상사 흉중에 왈칵 나며, 손 들어 눈물 씻고, ‘한양 계신 우리 낭군 날과 겉이 기루나? 무정하야 아주 잊고 일정수서를 못 하는가?’ 긴 한숨 피눈물으 창끊는 애원이지. 방으로 뛰어 들어와 담뱃대 땅땅 털어 웃묵의 밀쳐 놓고, 입은 옷도 아니 벗고 외로운 비개 우의 벽만 지고 돌아 누워 주야불철 우난 것이 병 아니고 무엇이요? 늙은 에미 곁에 앉어 좋은 말로 달래여도 시름상사 깊이든 병 내내 고치 못하고 원통히 죽거드면, 딸 죽이고 사우 잃고, 나는 어떤 제기를 헐 놈을 믿고 사드란 말이냐? 여봐라 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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