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가 호천망극(고당상) / 소리 임방울, 장구 장판교
【진양】 고당상 학발양친 하직한 지가 몇 날이며,
부혜여 생아허고 모혜여 육아허니,
욕보지덕택인대 호천망극이라.
화목하던 전래권당 규중으 홍안유부 천리전장 날 보내고,
오날 내일 소식이 올까.
일락서산으 해는 떨어지고 의려지맹이 몇 번이며,
소중으 홍안거래 편지를 뉘 전헐꺼나.
조총 환도를 들어메고 육전수전을 섞어 헐 적으 생사가 조석이로구나.
만일 객사를 하올진대 긔 뉘랴 엄토를 하여 백골안장을 어느 뉘가 허며,
골폭사장에 허여져서 오연의 밥이 된들
뉘랴 후여 쳐 날려줄 이가 누 있드란 말이냐.
일일사친 십이시로구나.
【아니리】 이렇다 설리 울 저, 한 군사 내달으며,
“네 설음을 들어보니, 부모생각 네 설음이 성효지심이 기특허나,
니 내 설음을 또 들어보아라.
【자진머리】 여봐라 군사들아, 이내 설음을 들어라.
나는 남의 오대독신으로 열일곱에 장개 들어
사십이 근하도록 슬하의 일점혈육 없어 부부 매일 한탄터(니),
명산대찰 영신당과 고묘 총사 석왕사요,
석불보살 미륵님 노구맞이 집 짓기,
칠성불공 나한불공 신중맞이 가사시주 다리권선 길닦기,
집에 들어있는 날도 성주조왕 당산천륭 중천군웅 지신제를 지극정성 다 들이니,
공든 탑 무너지며, 심든 남기가 꺾어지랴.
하로난 우리 집 마누래가 십삭태위를 배실할 제,
석불정부좌하고, 할불정불식하고, 이불청음성, 목불새악색하야 고정좌를 허는구나.
십삭이 다 찬 연후으 하루는 해복 기미가 있든가 보더라.
‘아이그 아이그 아이가 배야. 아이그 아이그 아이가 허리야. 아이그 아이그 아이가 허리야.’
혼미 중에 탄생허니 딸이라도 반가울 데 아들을 낳았구나.
얼굴은 관옥이요, 풍채는 두목진디,
깨목 불 고초 자지가 대랑대랑 달려,
열 손으다가 떠받들어 땅으 뉘일 날이 바이없고,
오줌 똥을 다 개루고 삼칠일이 다 지내 오륙색 넘어가니
터덕터덕으 노는 양, 빵긋 웃는 양, 엄마 아빠 도리도리 주얌주얌 잘깡잘깡
섬마둥둥 내 아들, 내 아들이지, 내 아들.
옷고름에 큰돈을 채여 감을 사 꺼풀 벳겨 손에 쥐여서 빨리(며),
주야사랑 애정한 게 자식밲에 또 있느냐?
난세를 당하여서 사당 문 열어놓고 통곡 재배 하직헐 제,
간간헌 어린 아이 안고 누워 등을 치며,
유정한 가속 얼굴을 한테다 대고 문지르며,
부디 이것이나 길러 나에 후사를 전하여 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