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악방송 송년음악회 여류명창 10인 10색, 국악방송이 고맙고, 고희를 바라보는 분부터 구순이 눈앞인 분까지 최고의 판소리를 들려준 열분 여류명창이 고맙다. 이 땅의 현존 하는 최고 여류명창 열 분을 누가 함께 무대에 모실 수 있으며, 언제 또 이 분들의 소리를 한곳에서 모두 접한다, 보장 할 수 없는 행운이었으며 행복 이었다.
1, 2층 780여석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공연장에 꽉 찬 관객들의 “ 얼씨구, 좋다, 잘한다.” 추임새는 끊이지 않았고, 쉬지 않고 터지는 우레와 같은 박수는 뜨거운 열기를 불 지폈고, 여기저기서 터지는 감탄의 소리는 가슴에 점점 쌓여가던 ‘ 판소리 ’ 갈증을 녹여 내렸다.
옛날 큰 기와집 안마당에 멍석 깔고, 8폭 산수화 병풍을 펼쳐 놓은 소리꾼과 청중이 하나 되는 소리 마당처럼, 관람객의 시선이 집중 할 수 있도록 너무 화려하지도 않고, 필요 이상으로 넓지도 않아 소리꾼과 고수가 자리를 잡으니 꽉 찬 느낌을 주는 무대와 소리꾼의 생생한 표정 하나 하나까지도 읽을 수 있도록 무대 뒤에 메달아 놓은 대형 모니터 화면은 판소리의 깊이를 아는 국악방송 제작진들의 심혼이 담긴 산물이었고 소리판을 더욱 돋보이게 한 기쁨 이었다.
정화영, 김청만, 송원조, 조용수, 명 고수의 북 장단이 어우러져 들려준 박송희 명창의 흥보가 중 흥보 첫째 박타는 대목( 동편제 김정문 바디 박록주제) / 남해성 명창의 수궁가 중 토끼 수궁에서 올라오는 대목(동편제 유성준 바디 박초월제 )/ 최승희 명창의 춘향가 중 춘향 출옥 대목(서편제 정정렬 바디) / 유영애 명창의 심청가 중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보성소리 강산제) / 김수연 명창의 춘향가 중 이별가(보성소리 김세종제) / 정순임 명창의 홍보가 중 놀부 흥부 집 찾아가는 대목(동편제 박녹주 바디) / 조소녀 명창의 춘향가 중 춘향모 탄식하는 대목(정정렬 바디 동초제) / 김영자 명창의 수궁가 중 토끼 배 가르는 대목(동편제 유성준 바디 정광수제) / 신영희 명창의 춘향가 중 춘향모 어사 상봉 대목(동편제 김소희 바디) / 성창순 명창의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보성소리 강산제) / 열분 여류명창 판소리 다섯 바탕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가려가며 글로 표현 한다는 건 오만이며 예의가 아니다.
이 분들이 가시면 이 시대에 아직 남아있는 판소리 유파별 원전은 들을 수 없고, 20세기 판소리와 21세기 판소리를 비교하며 변천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없다. 구순 연세가 눈앞인데도 긴 호흡에 상청이 살아있고, 일곱 번의 성대결절 수술을 이겨내며 무대 위에 올라 자신의 소리가 부족하다며, 미안하다 말씀하시는 판소리가 있어, 자라나는 소리꾼들에게 귀감이며 표상이기에 그냥 우리의 자랑이며 커다란 기쁨이다. 이 영광을 마음껏 만끽하고 나서 이 분들에게 좋은 소리, 잘하는 소리, 이런 말은 한다는 것은 심한 부끄러움이다.
밥 한통만 나오너라, / 별주부가 기가 막혀 / 춘향 분부 뫼아라 / 여보소 뺑덕이네 / 춘향모친 기가 맥혀 / 그때여 놀보란 놈이 / 여보 장모 염려마소 / 네 여봐라 토끼는 들어라/ 왔구나, 우리 사위 왔네, / 아이고 아버지 / 아직도 귀가에 맴도는 10인 10색 눈 대목 소리가 스르르 눈감고 어제 밤 황홀감 속으로 찾아가게 하는 최고의 무대 “ 2015년 국악방송 송년음악회 ”를 한없이 칭찬하며 국악방송 임직원과 열분 여류명창에게 드리는 만세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