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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모음집

진행 : 황민왕 / 연출 : 김연주 / 작가 : 남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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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2 (수) 우리노래 뜻풀이 속풀이 (제비노정기)
  • 작성자노래가좋다
  • 조회수584
  • 작성일2022.01.12

[제비노정기 박녹주 창, 김동준 북.]


【아니리】 삼동을 다지내고 춘삼월이 방장(方張)커날, 

보은포(報恩匏) 박씨를 입에 물고 만리 조선을 나오는데, 이렇게 나오것다.

【잦은중중머리】 흑운 벅차고 백운 무릅씨고 

거중(擧中)에 둥둥 높이 떠,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촉(西蜀) 지척이요, 동해 창망허구나. 

축융봉(祝融峰)을 올라가니 주작(朱雀)이 넘논다. 

황익토 과혁토 오작교 바래보니 

오초동남(吳楚東南) 가는 배는 북을 둥둥 울리면, 

어기야 어야 저어가니 원포귀범(遠浦歸帆)이 이 아니냐. 

수벽사명양안태(水碧沙明兩岸苔) 불승청운객비래(不勝淸怨却飛來)라. 

날아오난 저 기러기 갈대를 입에 물고 

일 점 이 점으 떨어지니 평사낙안(平沙落雁)이 이 아니랴. 

백구 백로 짝을 지어 청파상(淸波上)에 왕래허니 

석양천(夕陽天)이 거의노라. 

호얀봉(廻雁峯)을 넘어 황릉묘(黃陵廟) 들어가 

이십오년탄야월(二十五年彈夜月) 반죽(斑竹)가지 쉬어 앉어 두견성을 화답허고, 

봉황대(鳳凰臺) 올라가니 봉거대공(鳳去臺空)으 강자유(江自流)라. 

황학누(黃鶴樓)를 올라가니 

항학일거불부반(黃鶴一去不復反) 백운천자공유유(白雲天載空悠悠)라. 

금릉(金陵)을 지내여 주사촌(酒肆村) 들어가 

공수창가도리개(空宿娼家桃李開)라. 

낙매화(落梅花)를 툭 차 무연(舞筵)에 펄렁 떨어지고, 

이수(二水)를 지내여 계명산(鷄鳴山)을 올라 장자방(張子房)은 간곳 없고, 

남병산(南屛山)올라가니 칠성단(七星壇)이 빈터요, 

연저지간(燕齊之間)을 지내, 

장성(長城)을 지내 갈석산(碣石山)을 넘어 연경(燕京)을 들어가 

황극전(皇極殿)으 올라 앉어 만호장안(萬戶長安) 귀경허고, 

경한문 내달라 창단문(彰達門) 지내 

동관(潼關)을 들어가니 산미릭(山彌勒)이 백이로다. 

요동(遼東) 칠백리를 순슥히 지내여, 


압록강을 건너 의주를 다달라 

안남산 반남산 석빅강 용천강 좌우령을 넘어, 

부산 파말(擺馬) 환마(還馬) 고개 강동(江東) 다리 건너, 

평양(平壤)에 연광정 부벽루를 대경(對景)허고, 

대동강 장림(長林)을 지내 송도(松都)를 들어가 

망월대 광덕전 백연(朴淵)폭포를 귀경허고, 

임진강을 시각에 건너, 

삼각산에 올라앉어 지세를 살펴보니, 

새병으 대운맥(大元脈)이 중령(中嶺)으로 흘리쳐 

금화(金華) 금성(金城) 분개(分界)하고, 

춘당(春塘) 영춘(迎春)이 휘돌아 도봉(道峰) 망월대(望月臺) 솟아있고 

삼각산이 생겼구나. 

문물(文物)이 빈빈(彬彬)하고 풍속이 흐희(熙熙)하야 

만만세지금탕(萬萬歲之金湯)이라. 


경상도는 함양이요, 전나도는 운봉이라. 

운봉 함양 두 얼품에 흥보가 사난지라. 

저 제비 거동을 보아. 

박씨를 입에 물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남대문 밖 썩 내달라 칠패 팔패 배다리 지내 

애오개를 얼른 넘어 동작강을 월강(越江). 

선방(僧房)을 지나여 남타령(南泰嶺) 고개 넘어, 

두 쭉지 옆에 끼고 거중에 둥둥 높이 떠, 

흥보집을 당도. 

방으로 펄펄 날아들(어) 들보우에 올라앉어 제비말로 운다. 

“지지지지(知之知之) 주지주지(主之主之) 거지연지(去之年之) 우지배(又之拜)오, 

낙지각지(落之脚之) 절지연지(折之連之) 은지덕지(恩之德之) 수지차(酬之次) 

함지포지(啣之匏之) 우지배(來之拜)오, 빼드드드드드드.”


【중중머리】 흥보가 보고서 좋아라, 

“반갑다 내 제비, 어디를 갔다가 이제와.” 

당상당하비거비래(堂上堂下飛去飛來) 편편이 노난 거동은 무엇을 같다가 이르랴.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彩雲間)으로 넘논 듯, 

단산(丹山) 봉황이 죽실(竹實)을 물고 오동 속으로 넘논 듯, 

지곡(芝谷) 청학이 난초를 물고 송백간으로 넘노난 듯, 

방으로 펄펄 날아들 제, 

흥보 보고 고이 여겨 찬찬이 살피보니 절골양객(折骨兩脚)이 완연. 

오색당사로 감은 흔적이 아리롱아리롱허니 어찌 아니가 내 제비. 

저 제비 거동을 보아, 

보은포(報恩匏) 박씨를 입에다 물고 이리저리 거니다, 

흥보 양주 앉인 앞에 뚝 떼그르르르르르 떨쳐눌고 백운간에서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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