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영혼 만나는 데, 정권진 창, 이정업 북>
【중머리】 또 한 곳을 당도허니
(아황?여영)
양풍이 일어나며 죽림 사이로 옥패소리 들리더니
어떠한 두 부인이 선관을 높이 쓰고 신을 끌고 나오면서,
“저기 가는 심소저야! 슬픈 말을 듣고 가라.
창오산붕 상수절일허여 죽상지루를 내가멸이라.
천추의 깊은 한을 하소할 곳 없었더니
오늘날 출천대효 너를 보니 오즉이나 음전허냐.
요순 후 기천 년으 지금은 천자 어느 뉘며,
오현금 남풍시를 이제까지 전하더냐?
수로만리 먼먼 길을 조심허여 잘 가거라.”
‘고이허다, 이 말이여. 죽으러 가는 나를 보고
조심하여 다녀오라 허시니 진실로 고이허다.’
이난 뉜고 허니 요녀순처 만고열녀 이비로다.
(오자서)
계산을 당도허니,
풍랑이 대작하며 찬 기운이 소삽더니
어떠한 신이 나오는디,
키는 구 척이요, 면여거륜하야 미간이 광활허고
두 눈을 감고 가죽을 무릅쓰고 우루루루루루 나오더니,
“저기 가는 심소저야! 내의 말을 듣고 가라.
원통타 우리 오왕 자관의 참소 듣고
촉루검을 나를 주어 목 찔러 죽인 후
가죽으로 몸을 싸 이 물에 던져 놓니
장부의 원통함이 월병이 멸오험을 역역히 보랴 허고
내 일찍 눈을 빼여 동문 상에 달고 왔네.
세상으 나가거든 내 눈 찾어 전해 주소.
천추의 원통 한 것 눈 없는 것 한이로세.”
(초회왕 楚懷王)
또 한 곳을 다다르니 두 사람이 나오는디,
앞서 오는 한 사람 슬피 탄식 우는 말이,
“진나라 속임 입어 삼년 무관으
고국을 바라보며 미귀혼이 되었드니,
박랑퇴성 반겨 듣고 속절 없는 동정 달으 헛춤만 추었노라.”
(굴원)
뒤에 오는 한 사람은 안색이 초췌허고 형용이 고고허니
이난 초나라 굴원이로구나.
죽은 지 수천 년에 정혼이 남어 있어
내 눈 앞에 보일진대 나 죽을 징조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