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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모음집

진행 : 황민왕 / 연출 : 김연주 / 작가 : 남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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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1,28 (수) 우리노래 뜻풀이 속풀이 (건장한 두패조군)
  • 작성자chonw
  • 조회수421
  • 작성일2022.09.15

[정정렬 제 춘향가 중 건장한 두패조군]


김여란 창
【단중머리】 건장한 두패조군 밤낮없이 올라가서
남대문밖 칠패거리 유벽헌디 주인 정하고 도련님께 통지커든,
도련님은 나귀 타고 가만가만 나와겨서
우리 둘이 만나본 연후에 날 데리고 입성하여,
일가댁 협실에나 단정한 초가에나 내 거처를 한 연후에,
도련님 엄부형 시하시라 자주 다닐 수는 없을 터니,
한 달에 두 번씩만 다니실 제,
글공부 힘써하여 벼슬길 높이 한 후
외방출입을 다니실 제 날과 함께 다니시면,
살이 썩고 뼈가 사라진들 그 정곡이 어떻겠소.
도련님이 이 말을 듣더니,
네 말을 들어보니 세상이 편타마는 그리도 못 하지야.
네가 만일에 올라오면 만나보니 좋지마는
너를 어데 숨겨두고 남 모르게 왕래헐 제,
하나 알고 둘이 알아 차제 전파가 되거드면,
입쟁이 이 말 듣고 기생으로 내어 세면,
내 아무리 양반인들 내 계집이니 그리 말라, 뉘를 대하여 말을 하며,
입쟁이 서울 법은 새로 구실 드는 기생 서방 한번 내어세면
죽기는 쉽거니와 마단 말은 못 하는 법이니 그런 말도 하지 마라.







[사또와 춘향 / 박봉술 창, 김동준 북]

(아니리) 그렁저렁 관문 안을 들어서니 행수기생이 춘향을 쪄붙들고,
“춘향 현신이오!”
사또이 보시고
“춘향을 대상으로 오르래라.”
춘향이 대상으로 올라 이만하고 섰으니.
사또 옹골져라고 촌 농민 나락 추듯 하것다.
“잘 생겼다, 잘 생겨. 네 소문이 경향에 낭자키로
너 하나를 보랴하고 밀양부사 마다허고 간신히 서둘러 남원부사를 하였거니
너 같은 미인을 봉지를 떼였으니 억울타 하거니와 게 상관있니?
이리 오너라!”
“예이.”
“책방에 회계 나리 여쭈어라.”
회계 생원님이 들어오시는디 장히 우습겄다.
“아 사또께서는 나를 뭘라 부르겼는가?”
“자네 거기 안게. 자네 보게. 저애가 저 춘향일세.”
“아 저 애가 춘향이란 말이오?
아 그애 거 참 매우 어여쁜데?
사또께서 서울서 매양 춘향이 춘향이 허더니 한번 구경할만 하오.”
“아 글쎄 우리 조선이 남남북녀로
서북 양도 색향은 같이 다니며 구경하였거니와
저러헌 미인은 처음 보겠지?”
“아, 나도 처음 보겠소.”
“그럼 자네 내 중신 좀 하겠나?”
“아, 하기를 이르겠소마는 사또이 춘향을 부르시지 말고
날로 마패를 보내는 게 옳은 걸,
일이 좀 경솔히 됐소마는 이무 불러 계시니 이매혼사로 할밖에 수가 또 있소?”
사또 대희하야 하하하하 웃으며,
“오날부터서 몸단장 곱게 하고서 수청들도록 해라.”
춘향이 여짜오되
“올라가신 구관자제 도련님과 백년가약을 깊이 맺었사오니
과연 수청거행 못하겠소.”
사또이 기특타 치사하고 내 보냈으면 관무사가 다 좋을 일인디,
돌으면 될 줄로 한번 돌라보겄다.
“춘향이 너 듣거라.
이수잰 즉 명화 사대부 자제로
일임낙종하야 명문귀댁 사위가 되얐거니
일시풍정으로 잠시 흥유하든 너를 일분이나 생각하겠니?
춘향 너 어린 마음에 산뜻한 첫정을 잊지 못하야 그리하거니와
이도령의 장래지심을 네 어이 아느냐?
헛되이 믿고 있다 만일 찾지 아니하면
어언간 세월이 홍안을 인도하야 백두음을 찾거드면
불쌍하고 가련한 게 너밖에 또 있느냐?
잔말 말고 수청 들도록 하여라.”
춘향이 여짜오되
“충불사이군과 열불경이부절을 본받고저 원이오니
과연 분부시 못 하겠소.”
사또이 화가 벌컥 뒤집혀져 놓은 것이
“어, 그년 요망한 년이어든,
기생의게 무슨 충효절행이 있으며
관장 앞에 그런 요망한 말을 하는 법이 있단 말이냐! 엉!”
춘향이가 이 말을 듣더니 죽기 살기를 포악을 허는디,
(중머리)
“여보 사또님 듣조시오. 여보 사또님 듣조시오.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열녀불경이부절을 사또님은 어찌 모르시오?
기생의게 충효가 없다 허니 낱낱이 아뢰리다.
청주기생 매월이는 삼충사에 올라 있고,
안동기생 일점홍이 생열녀문 세워 있고
성천기생은 아희로되 칠거양문 들었으니,
기생의게 충이 없소, 효가 없소, 열이 없소?
법을 말씀하옵시니 나의 서방 이도령도 사대부 자제온데
서생 계집 늑탈하는 법은 어디가 있더니까?
백일이 당전하고 뇌정이 재상이라도
가망 없고 무가내오.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창녀라고 그리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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