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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 모음집

진행 : 황민왕 / 연출 : 김연주 / 작가 : 남화정
월~금 | 16:00 ~ 17:55

2022-11-16 (수) 우리노래 뜻풀이 속풀이 (모흥갑 명창의 이별가)
  • 작성자노래가좋다
  • 조회수392
  • 작성일2022.11.16


 

[ 이별가, 박봉술 창, 김동준 북 ]


이러타시 설리 울 제, 방자 급히 나오면서, 

“여보 도련님 일이 났소. 

사또께서 알으시고 소인 등은 곤장 맞어 죽고, 

춘향은 지경을 넘고, 뭇 죽엄이 나겄으니, 어서 급히 가사이다.” 

“에라, 이 얘야. 물렀거라. 말 대령하였느냐.” 

“말 다령허였소.” 

백마는 욕거장시허고 청아는 석별견의로구나. 

말은 가자고 네 굽을 치는데 임은 잡고 아니 놓네. 

도련님이 하릴없어 말 위에 올라타니, 

춘향이 달려들어 등자 디딘 도련님 다리 잡고, 

“여보 도련님, 여보 도련님. 나를 어쩌고 가려시오? 

날 다려 가오, 날 다려 가오. 독교도 싫고, 쌩교도 싫네. 

위리렁 충청 건넌 말께다 반부담 지여서 날 다려가오. 

깁수건을 풀어 내여 한 끝은 내 목, 또 한 끝은 나무 끝끄터리 째매고 

뚝 떨어 대량대량 영이별이 되면 되제, 살려두고는 못 가리다.” 

“오냐 오냐, 우지 말어라. 

나 올라가 급제하여 너를 다려갈 것이니 부디 서러 말고 잘 있거라.” 

도련님이 나귀 타고 서울로 올라갈 제, 

춘향이는 예의염치를 아는 사람이라 나갈 수도 없고, 

대문 앞에 가서 엎드러져서 도련님 간 곳만 무뚜뚜루미 바라보니, 

한 모롱이 돌아들어 나비만큼 보이다가 

두 모롱이 돌아들어 별만큼 보이다가 

십오야 둥근 달이 떼구름 속으 들것구나.


 

 

 

[이별가, 정권진 창, 김명환 북]

 

 【중머리】 도령님이 하릴없어 나구 등으 올라앉으며, 

“춘향아, 잘 있거라. 장모도 평안히 계시오. 향단이도 잘 있거라.” 

춘향이 거동 보소. 우루루루루루루 달려들어 

한 손으로는 나귀 정마 쥐어 잡고, 

또 한 손으로 등자 디딘 도련님 다리 잡고, 

“아이고, 도련님! 

여보 도련님 날 다려 가오, 여보 도련님 날 다려 가오. 

쌍교도 나는 싫고, 독교도 내사 싫소. 

걷넌 말끄 반부담 지어서 워리렁 추렁청 날 다려 가오.” 

말은 가자고 네 굽을 치는디 님은 꼭 붙들고 아니 놓네. 

방자 달려들어 나귀 정마 쥐어 잡고 채질 툭 쳐 말을 모니, 

비호같이 가는 말이 청산녹수 얼른얼른, 

이 모롱 저 모롱 돌아서니, 춘향이 따러갈 수 없고 

가는 임을 우두머니 바라볼 제, 가는대로 적게 보이는구나.

달만큼 보이다가, 나비만큼 보이다가 

십오야 둥근 달이 떼구름 속으 잠긴 듯이 

아주 깜빡 박석치를 넘어서니, 

그 자리에 퍼썩 주저앉아 퍼버리고 울음을 우는 모양

사람의 인륜으로 볼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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