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수타령 / 소리 서원준
1931. 12. 발매
RegalC120-AB 雜歌 邊康壽打鈴(변강수타령)(上下) 徐元俊
(말로) 야, 여봐라. 이건 무엔고 하니 천하 잡놈 변강수타령이라는 게였다.
(노래) 강수 심사를 볼 양이면, 저 강수 심사를 볼 양이면
자라는 호박에다 말뚝 박기, 불 붙는 데 가면 키질 하기,
물에 빠진 놈에 덜미 집기, 잦힌 밥에다가 돌 퍼붓기,
우물 길에다가 똥 싸기요, 정절 과부를 모함하기,
활 쏘는 놈 보면 좀 팔 치기, 옹기 장사놈 작대 치기,
(말로) 심술이 이만콤 몹쓴단 말이여.
그런데 저의 시악시는 천하절색이라. 두 양주 노는 길이었다.
(노래) 얼둥둥 내 사랑아, 얼럴럴 상사디여.
너 생겨나고서 나 생겨나니
진아 장삼은 준륙이요, 아삼은 백사에 오륙이로다.
어허 어둥둥, 어화 둥둥 사랑이야.
너두나 젊고서 나도 젊어 우리나 두 양주 저젊어 노자,
늙어지면 못 논다누나. 어허 둥둥 내 사랑아.
(말로) 한창 노는 게였다. 그런데 때는 어느 댄고 하니,
동지섯달 설한풍을 당하야 변강수란 놈이 낭구를 하러 가는 게야.
(노래) 강수란 놈 거동 봐라. 저 변강수 놈에 거동 봐라.
삼십 명 나무꾼 앞세우고, 납적지게 걸머지고,
도끼를 갈아서 꽁무니에 차고,
우줄우줄이 넘어간다. 거들거리고 넘어가,
이 산을 넘고 저 산 넘어, 감돌아 들고서 풀돌아 들어
죽림심처 돌아들어 원근산천을 바라보니 오색초목이 무성하다.
마주 섰다고 향자목, 입 맞추면 쪽나무,
방귀 뀌면 뽕나무에, 일편단심 노간주며
부처님 전에는 고양목,
양반은 죽어서 괴목나무, 상놈 불러라 상나무,
십리 절반은 오리목, 한 다리 절쑥 전나무에
솔은 기르니 정자로다.
원산은 첩첩, 근산은 중중, 기암은 주춤에 간수 잔잔,
이 골 물 출렁, 저 골 물이 콸콸,
열에열 골 물이 합수하야 저 건너 병풍석 마주 치니,
흐르나니 물결이요, 뛰노나니 괴기로구나
백구편편 강상비요, 창송낙락이 벽상취라.
(말로) 야, 여봐라. 변강수란 놈이 낭구를 가서 낭구를 못 하고 돌아다니다
큰 길 가에가 선 장승을 빼다가 불을 땠더니,
그때 장승이야 무슨 맛으로 아궁귀신이 되겠느냐 말이지.
그 생각 당하고 기가 맥혀 변강수네 아궁 앞에서 자기의 신세자탄으로 탄식을 한다.
(노래) 아이구 답답 내 신세야, 아이구 답답 내 팔자야.
어드런 낭근 팔자 좋아 오동은 복판에 거문고 되여
어여쁜 계집애들 무릎에다 놓고 징둥당 덩실 놀아있고,
또 어드런 낭근 팔자 좋아 이층 들메장 삼층탁자
괴목 두주가 반다지라, 방물 치레로 놓여있고,
또 어드런 낭근 팔자 좋아 대성거족에 감묘 되여
사시절이 될 양이면 만반진수를 진설하고
분향재배 고축을 하니 긘들 아니가 소중한가.
이내 팔자는 왼 팔자로 산중호품을 벗어나서 나무 중에도 천목 되니
뭇 잡놈이 다 뷔여다 뒷간 보장 대문 중방 마판재로 다 쓰다가
남은 가지가 점점 자라 대부동을 바랬더니
그 몹쓸 놈들이 나를 베여다
웃동은 잘나서 개밥통 파고, 아랫동 잘라라 쇠 기용 파
가운데 동으로다 장승을 망글어
되놈의 한애비 기생처럼 몸과 눈엔 주토로다.
삼각수 팔 척 키에 팔자에 없는 사모품대를 완연하게도 날 새겨서
노상행인 거래 변에 홀로 오둑 세워 두니
발이 있으니 달아나며, 입이 있으니 말을 하랴.
죽도 사도 못 하여서 불피풍우 우뚝 서서 진퇴유곡 이내 몸을
저 몹쓸 변강수 말놀음 끝에 아궁 귀신이 웬 말이냐?
아이구답답내신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