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락 2015, 두번째날 노재명의 < 판소리와 으리 메니아 >
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은 1969년 생이다. 고교시절부터 국악에 매료되어 30여년간 63,000여점의 국악 자료를 수집하고 국악자료 집성, 인터넷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였으며, 국악음반 사전 7권을 완간하였다. 또한 흑해 인접나라 조지아(Georgia, Gruziya)에 국악음반박물관 부설 세계민속음악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모든 일이 국가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노재명’ 한 개인의 열정과 땀이다.
노재명의 반락은 2013년 반락에 이은 후편으로 실크로드 음악에서 찾아본 판소리에 관한 이야기다. 국악에 관하여 너무 많이 알기에 색다른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조지아와 인접한 터키 동부의 나라 아르메니아(Republic of Armenia)에 ‘아리랑’을 닮은 노래가 있고 우리와 비슷한 줄타기, 무용, 동요 등이 있어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좀 더 깊숙히 들어가보니 아르메니아 전통음악이 우리 민속음악과 많이 닮았으며, 우리 피리와 아르메니아 악기 ‘두둑’의 구조와 연주법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다.
2014년 아르메니아 현지 생음악으로 녹취해 들려준 아르메니아 세반호수 전래민요 농부가 Horover의 후렴구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정선 아라리의 ‘아라리 아라리 아라리오’ 와 너무 흡사하여, 순간 나의 머리 속에 그려지는 고조선시대의 ‘동이족’의 이동까지,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며 느껴졌던 감동이 지금도 가시지 않는다.
노재명이 < 반락 > 초반부에 보여준 판소리 최초의 음반인, 1907년 송만갑의 ‘농부가’ 음반과 송만갑이 생전에 녹음한 각각 다른 4가지 ‘농부가’ 음원을 비교 감상할 때,
그리고 조선말 5대 명창 중 하나인 김창룡(金昌龍)명창과 김창룡의 친동생인 김창집 명창의 단 한 장 남은 1930년 음반을, 거액을 쏟아부어 소장한 덕에, 판소리 한 유파 소리를 한 형제의 소리로 비교하면서 더없이 행복해하는 표정의 무대 위, ‘노재명’의 모습을 보며,
한 사람의 노력과 사명감과 의지가 현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왜 우리 것이 소중하며 그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