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2일(일) 국립극장 KB 청소년 하늘극장에서 펼쳐진 ‘ 연희컴퍼니 유희(Y0U-喜) ’의 창립 5주년 기념 콘서트 < 다함께 놀자 한판 ‘유희노리’ >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크게 남는 공연이었다. 좋은 공연은 찾아온 관객에게 강요된 웃음과 박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그냥 무엇인가 알 수는 없지만 뜻 없이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전달하여야 한다. 무대 위 출연자의 가치와 뛰어남은 준비 조건이고, 출연자가 흡족해하고 행복한 것은 자기만족이지, 절대 좋은 공연이 아니다, 오늘 ‘ 유희노리 ’가 그러했다.
6명의 출연자 한명 한명은 최고라고는 할 수 없으나 뛰어난 기량을 가진 재주꾼들 이었지만 진정성이 빠진 잘못된 능력 표현으로 자신들의 가짐을 비상(飛上) 시키지 못하고 스스로 공연의 질과 품격을 떨어뜨렸다. 아마추어리즘(amateurism) 같은 기획과 연출에, 다듬어짐이 부족한 거칠고 혼란스러움의 연속 이었다. 국악 공연에서 양장(洋裝)에 양반 갓 쓴 것 같은 의상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마치 개그콘서트 한 꼭지를 연상하게 하는 계속적인 가벼운 연희(演戱)와 관객의 집중력을 반감 시킨 프로그램은 좋은 공연이 아니라 그냥 ‘ 놀자 ’ 이었다.
좋은 기량과 가능성 있는 능력을 지닌 젊은 모둠이, 즉흥적인 현장성 겉멋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가슴 아파 좀 더 구체적으로 느낌을 써 본다. < 유희 (비)나리, 고인돌, 비온다, 말뚝이, 벌림(터벌림) 인터뷰, 원푸리, 유희, > 8꼭지 공연 속에 현(現) 단원과 구(舊) 단원을 소개하는 ‘ 인터뷰 ’라는 정식 꼭지를 넣은 것도 부족하여 사회자와 영상으로 단원 소개를 공연시작과 공연 중에 일정 시간을 할애하여 공연 흐름을 끊었고, 관객의 공연 몰입을 방해 했다.
공연예술에서 작품의 의상은 공연의 성공 여부를 가름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첫 꼭지 ‘ 비나리 ’를 시작으로 전반적으로 국악 연주자들에게 국적도 알 수 없고 연주 내용과도 동화되지 않는 의상이었다. 특히 ‘ 벌림 ’의 겹겹이 걸친 변형 장삼에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하얀색 연희복식, 참 한심하다가 절로 튀어 나왔다. 여기에 ‘ 원푸리와 유희 ’의 빨간 양복에 흰 운동화 위 농악 장식, 그리고 검정 연희복, 우리전통과 국악, ‘유희 ’의 예술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 만든 의상이라고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연희컴퍼니 유희 ’ 무용 전공 대표의 영향 이었는지, 무용과 연주를 접목시켜 꼭지마다 특별한 주재를 담아, 마치 ‘ 음악극 ’처럼 적극 표현하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과욕이 앞서 본인들의 예술의 본질과 가치가 소홀해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예술이 없는 그냥 난장판 한판 놀이 뿐이었다. 왜 ‘조용필의 콘서트 ’ 는 장수 하는데, 수많은 ‘ 아이돌 가수 ’는 반짝이다 사라지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라 이야기 하고 싶다.
10박, 경기무속가락, 선반 놀이 ‘ 벌림 ’에서 3개의 채상과 3개의 부포 상모가 돌아갔으나 어느 무대에서도 볼 수 있는 관객들의 눈요기 뿐 ‘ 채상과 부포 ’의 멋과 맛은 어디에도 없었고, 여기저기 연희마당에서 모아 놓은 동작들은 내 것 같지 않았다. 발상과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모두가 좋은 작품은 될 수 없으며, 제대로 된 완성품이 아니라면 그냥 눈요기일 뿐이다.
장미꽃 다발에 크고 작은 꽃들이 섞여 있는 것 보다는 크기가 고른 꽃들이 함께 있는 것이 훨씬 아름답듯이 ‘ 원푸리와 유희 ’의 꽹과리의 짧은 채상을 시작으로 악기 따라 점점 길어지는 작은 상모 위 채상 형태는 표현 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으나 허공에서 춤추는 채상 무리는 적당한 크기의 채상들이 함께 춤출 때 그 아름다움이 더 한다. 단순함과 자연스러움의 조화(調和)의 결정체가 아름다움이며 ‘ 예술은 인간이 이 길을 찾아가는 표현이라 말하고 싶다.
‘ 연희컴퍼니 유희 ’는 “ 전통예술의 현대화를 이루고, 전통연희의 새로운 발전 형태를 제시한다. ” 자신들의 색깔을 주장 하지만 젊은 국악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전통과 새로움에 대한 철학 부족과 변화와 창작을 이해 못하는 다양한 베낌의 합성이라 표현이라 말 할 수 있다. 이것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내 것이 없었다. 아니 완전하게 나의 것으로 소화 된 것이 없었다,
창단 5년에 나름 잘 꾸려가는 한 모둠 같지만, 많지 않은 뛰어난 젊은 국악인 모둠으로 개인의 기량과 능력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것이 부족한 것 같다. 우리 악(樂), 가(歌), 무(舞)의 멋과 아름다움을 충분하게 이해하는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 보다 좋은 무대 공연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훌륭한 연출인지, 초심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정말로 훌륭한 또 하나의 좋은 국악 공연 모둠이 될 수 있다 확신하는 진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남는다.
그냥 한판 굿으로 끝나는 진한 놀이마당이었다면 내 가슴을 저미는 아련한 느낌을 이렇게 까지 표현하는 글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진정으로 국악의 미래를 이끌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젊음이 번뜩이며,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공연 모둠이기에 국악의 정체성을 들고 더 높이 도약하고 훨훨 날아오르기를 따뜻한 마음으로 소원하고 축복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