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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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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송광사 새벽예불
  • 작성자admin
  • 조회수5469
  • 작성일2011.05.02


송광사의 예불에는 남다른 것이 있다. 예불의 중심에 소리를 두기 때문이다. 새벽 예불의 각 절차는 소리로도 단락이 나누어진다. 도량석에서는 오로지 목탁소리가, 종송에는 쇠종소리와 부전스님의 독송 소리가, 사물의례에는 넓다란 가죽으로 된 법고 소리, 육중한 쇠로 만든 범종 소리, 두터운 나무통으로 만든 목어 소리, 구름 모양의 판판한 쇠로 된 운판 소리가 차례대로 이어진다. 사물이 끝나고 나면 매 절차는 독송으로 진행된다. 독송의 각 절차마다 음악적 변화가 무쌍하다. 다게례에서 부전스님이 맑은 소리로 경건하게 독송을 하고 나면 이 소리를 대중이 “원수애납수”로 받아 우람하게 반복하여 합창한다.

팔정례에 이르면 본격적인 예불문 합창이 시작된다. 발원까지 엄격한 형식으로 합창이 진행되다가, 반야심경에 이르면 독송 소리는 절정에 도달한다. 경문의 완결성과 독송의 음악적 긴장감이 반야심경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이다. 금강경의 합창은 감성보다는 지성으로써 불교의 가르침에 접근하도록 만든다. 이 웅장한 소리는 특별한 공간에 놓여있다.

새벽 3시. 송광사의 중앙 마당과 사방의 대웅보전, 종고루, 승보전, 지장전 그리고 이를 겹겹이 둘러싼 여러 가람 사이로 대웅보전의 목탁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목탁소리가 독송소리로 바뀌면서 대웅보전의 소리는 가람 사이를 뚫고 나오기 시작한다. 소리는 대웅보전 앞 마당을 가로질러 종고루로 넘어가 사물소리로 바뀐다. 새벽 이슬에 젖었던 북 소리에 힘이 차 올랐을 무렵 범종 소리가 이어진다. 범종 소리는 법당과 마당을 수십 번 오고가면서 불사(佛舍)를 소리의 공간으로 만들 준비를 다한다. 이어지는 목어와 운판의 소리는 새벽에 만들어진 어떤 소리도 흩어지지 않도록 두껍게 소리 공간의 외벽을 친다. 사물소리가 끝나면 일상 공간은 소리의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완성된 소리의 공간에 드디어 인성(人聲)이 차기 시작한다. 법당 안에서 대중스님들의 목소리가 합쳐서 울리면 송광사는 완전한 소리의 세계가 된다.


송광사 <새벽예불>-SACD-

1. 도량석 1;14
2. 새벽종송 14:58
강주 일귀 스님.

■ 사물
3. 법고 5:29
4. 법종 4:49
5. 목어 2ㅣ39
6. 운판 1:42
심범, 수암, 일각, 일현 스님.

7. 예불문 13:43
집전 대일 스님.

8. 발원문 6:02
유나 현묵 스님.

9. 반야심경 2:33
10. 금강경 21:20 총 74:29

* 녹음:2010년 11월. 제작.녹음:황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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