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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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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가야금연주자 이슬기 4 그리고그리다
  • 작성자admin
  • 조회수4887
  • 작성일2011.04.11

  전통과 현대의 만남, 국악의 세계화를 이끈 독보적 연주자 이슬기의 정규 4집 크로스오버 앨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이치 와타나베 ‘Hommage to Star’ 리메이크, 재즈 피아니스트 Vian의 편곡과 연주로 다시 태어난 우리 민요 ‘밀양 Tango’ '둥그대당실', 동서양 현(絃)들의 오케스트라 '물속의 달'포함 총 10트랙 수록
  지금까지 나온 이슬기의 앨범에는 모두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첫번째 앨범에서 이슬기는 새싹으로 땅에서 피어 올랐고, 두 번째 앨범에서는 가야금 소리로 세상을 향해 그 잎을 뻗었다면, 세번째 앨범에서는 그녀 자신과 가야금이 꽃처럼 만개했다.
그리고 네 번째 앨범, 「그리고그리다」에서 환하게 피었던 꽃이 열매를 기다린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가 이야기 하는 그리움과 기다림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주제는 ‘그리움’과 ‘기다림’이다. 서로 배타적일 수 없는 두 개념은 3년이라는 시간동안 더욱 더 깊어지고 성숙해진 이슬기라는 여인의 목소리로 표현 되고 있다. 그러나 이슬기가 표현하는 기다림은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던 옛 여인들의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니다. 이슬기의 가야금이 표현하는 기다림은, 때론 슬프고 애잔하지만, 님을 꼭 만나리라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이슬기의 기다림은 희망차고, 적극적이며, 아름답다.

그리운 이를 기다리는 여인을 노래한 우리 시조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이슬기는, 특히 시조가 그리는 아름다운 이미지와 주인공들의 당당한 표현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시조에서 나타나는 그네들의 간절함은 직접적인 소통을 원하고, 때때로 버선발로 뛰어나가는 적극성을 보인다. 등잔 불 밝힌 골방에 홀로 앉아 하늘만 바라보며 눈물 짓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이를 위해 이슬기는 때론 깊게, 때론 간절하게 그러나 목소리가 풀쩍 뛰어 님에게 닿을 만큼 선명하고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다. 노련한 강약의 조절은 이슬기라는 아티스트가 또 한번 성장했으며, 더 넓은 표현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방증이리라. 

창(唱)과 현(絃)의 어우러짐
이전의 앨범들에선 대부분의 표현은 가야금을 통하며, 그녀 자신을 직접 내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는 가야금 병창 및 산조 이수자로서의 재능을 마음껏 세상에 드러내고 있다.

우리 가곡 ‘반엽’을 가야금 병창으로 새로이 탄생시킨 ‘편지’, 민요 ‘오돌또기’를 재즈 피아노와 결합시킨 ‘둥그대당실’등에선 ‘창(唱)’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이와 이슬기의 섬세한 목소리, 그리고 크로스오버 편곡이 어우러져 이슬기라는 아티스트의 색깔을 공고히 하고 있다.

 끝나지 않는 도전
당찬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의 도전정신과 국악을 향한 애정은 이번앨범에서 밀양 아리랑을 Tango로 재탄생 시키고 찬송가 ‘구주를 생각만 해도’를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버클리 음대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Vian의 편곡으로 Tango의 모습을 갖게 된 밀양아리랑, 밀양 Tango에서는 생경한 둘의 만남에서 피어나는 신선함과 동시에, 정열적이면서도 애잔한 옛 아낙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특히 Vian의 감각적인 재즈 피아노가 주는 리듬감은 듣는 이로 하여금 Tango에 흠뻑 빠지도록 만든다.

앨범의 끝을 이루는 ‘물속의 달’은 현(絃)의 정점을 이룬다. 가야금과 현악 4중주로 이루어져 물 아래 하늘, 그 하늘 위에 달이 비치는 모습을 표현한 이 곡에선, 현과 현이 만나 서로 떨리고 가라앉으며 동서양의 현이 만나 나타낼 수 있는 극적인 느낌과 풍성함을 깊이 있게 전달한다. 마치 한편의 장엄한 오케스트라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평화롭고 서정적인 정서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가히 놀랍다.

꽃이 피었던 자리에 맺히는 열매가 자신의 빛깔과 가치를 알아줄 누군가를 기다리듯, 이슬기 4집 「그리고그리다」의 가야금과 이슬기의 목소리는 한껏 탐스러운 열매를 맺고 다가올 님을 기다리고 있다.


1 다스름 0:57
2 슬향 4:26
3 Hommage to Star 4:25
4 편지 남하여 편지 傳치말고 3:17
5 밀양 Tango 4:59
6 The Very Thought of Thee 4:58
7 둥그대당실 6:18
8 Sweet Love 4:34
9 창에 비친 그리움 - 벽사창이 어룬어룬커늘 5:21
10 물속의 달 - 물아래 하늘이요 하늘우에 달이로다 6:13 총 45:55

* 가야금.소리(4.5.7.9트랙):이슬기. 드럼:오종대. 타악:최성무. 베이스:최은창. 피아노:박경훈(2트랙). 비안(5.7.8.트랙). 바이올린:서지숙. 정재윤. 비올라:김리경. 챌로:박세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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