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처럼 낮 선 사람이 친근한 사람보다 끌리는 이유는 그를 쉽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의 영문모를 표정과 말은 나에게는 알 수 없는 기호로 다가오고 나는 그 각각의 기호를 온전히 개인적으로 추정하여 해석하게 되므로 그 모르는 사람은 나의 상상력이 이끄는 전혀 새로운 환상의 인물이 되는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에서의 인스트루먼트처럼 월드뮤직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 같습니다.
황세음의 특별한 점은 역시 현장성입니다.. 월드뮤직 관련 방송은 흔하지 않지만 대개의 방송들은 시청자를 너무 배려하는 것일까요 선곡부터 편하고 익숙한 곡들 위주라서 마치 얼마 전 본 외국영화를 더빙 버전으로 또 보는 느낌이지만 황세음은 흔하지 않은 낯선 현지의 모습을 원어 버전으로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황세음은 한밤에 방송되지만 잠자기를 돕기 위한 의미 없이 잔잔한 음악이 아니라 오히려 잠을 깨우고 밤하늘의 별을 보게 만드는 방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신선한 방송이 축소를 넘어 종료된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입니다. 물론 방송사의 현실적인 사정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것은 왠지 서점에서 詩집 코너를 없애고 베스트셀러 코너를 확장하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어떤 곳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 월드뮤직 방송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능할진 모르지만 마지막으로 곡을 신청합니다.
Benito Lertxundi - Hitaz oroit(당신을 기억합니다) 앨범 중에서
Urrundik heldu naiz (먼 길을 왔어요)
중디님의 시집코너를 없앤다는 의미깊은 비유의 의견에
완전 공감입니다
이젠 중디님의 황세음카페로 달려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