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0-11-22(일)
<흥보가 중 화초장 막>
도창- 그때여 놀부가 흥보가 부자 되었단 말을 듣고 한번 건너 가는디
<자진모리>
놀부가 건너간다 놀보가 건너간다.
심술많고 욕심많고 악독한 저 놀부가 흥보집을 찾아간다.
대문안을 들여다보니 듣던 말과 같은지라
네 이놈 흥보 놈아 ~~~~~~
놀보- 흥보가 부자가 되었다고 이놈이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이럴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찾아가 봐야지~흥보야 흥보야~~
삼월- 누구를 찾으시는게라우~
놀보- 혹시 박흥보란 놈이 있는지...
삼월- 어디서 오셨는디요~
놀보- 어디서 왔던지 흥보란놈 나오라고 혀 어서~
흥보처- 밖이 왜이리 소란이냐
삼월- 어떤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와서
우리 어른신을 자꾸 찾으시는디요
흥보처- 그사람이 어떻게 생겼더냐
삼월- 그사람 모습이요?
<자진모리>
대가리는 부엉이대가리 ~수리 눈에 왜가리 주둥이
맹꽁이 체격으로 욕심과 심술이 다닥다닥 붙었습디다.
흥보처- 그래 너는 들어가 있거라...시숙님 행차 하셨는지요
놀보- 오메 쫓겨날 때 보고 지금 본게 미꾸라지가 용되었네 그려
영문 기생뽄으로 맵시내고 거들먹거리네
흥보처- 가솔들은 평안하신지요
놀보- 편치 않으면 어쩔테요
흥보처- 삼월아~ 주안상 가져오너라
삼월-네~
흥보-(울면서 들어오면) 형님~~형님~~~흑흑
놀보- 이놈아 뉘집 초상났냐 왜이렇게 질질 짜고 지랄이여~
뜨건 담뱃채를 탁 털어불기 전에 눈물 못그쳐??
흥- 주안상을 어떻게 되었소
흥보 마누라- 가지고 오라고 시켰어요~
삼월- 변변치 않치만 맛있게 드시옵소서
놀- 흥보야 이거 누구냐?아따 겁나게 이쁘다
흥- 몸종 이옵니다
놀- 몸종?? 지주제에 몸종은 그건 그렇고
흥보야 나 너한테 물어볼 말이 하나 있어
흥- 예 형님 말씀 하시지요
놀- 너 형제간의 윤기 알지 형제는 일신 아니냐?
흥- 형님 말 허다마다요~
놀- 그렇다면은 니세간은 내세간이고 내세간은 내세간 아니냐??
흥-(당황하며) 아...네....네...
놀- 만일 내가 어디가서 죽을 일이 있으면
그건 니가 대신가서 죽고
니가 어디가서 죽을일이 있으면
그건 니가 그냥가서 죽어부러...
그건 어찌그러냐 허면 나는 이집안의 장손이라
선영들을 받들어야하거든
흥-예 형님
놀- 알아 들었으믄 나 술한잔 줘라
흥-예 형님
놀- 흥보야 너 내가 어디 초상집 가서도
권주가 없이 술 못멋는줄 알지?
흥- 형님 그런데 여기서 누가 권주가를 헌단 말입니까?
놀- 야 이놈아 권주가 헐사람 따로 있냐?
느그 마누라 곱게 채려입은 김에 권주가 한마디 시켜
흥보처- <진양조>
여보시오 시숙님~~~~ 여보 여보 아주버니
제수더러 권주가 허라는 말씀을 고금천지 어디가 보았소
전곡자세를 그만허시오
나도 이제는 돈도 있고 쌀도 있고
보기싫소 어서가소
속을 채리면 뭐하러 내집에 오소
안갈라면 내가 먼저 들어갈라요
보기 싫소 어서가시오
놀- 뭐시 어쩌고 어쩌??
흥보야 너 내가 오믄 저렇게 허라고 시켰지
흥- 시키다니요.... 계집이 철이없어 그럽니다..
놀- 내가 이까짓놈 밥 이까짓놈 술 안묵어~~~~~
흥보처- 밥이란게 얼마나 중헌디 발로 차시오~
보기싫소 어서 가시오~
놀- 흥보야 흥보야~~느그 마누라 못쓰것다
당장에 내다 버려라 내가 새장가 들여주마
흥- 예 형님 처분대로 하시지요~
놀- 그건 그렇고 흥보야~내가 너한테 또 헐말이 있어~
흥- 형님 말씀 하지시오
놀- <자진모리>
내가근래 듣자허니~
니놈이 밤낮으로 자식들을 앞세우고 도적질을 헌다허니
내 말이 분명허지~
흥- 형님 이게 왠만씀이요 선영에서 시키잖고
배우잖은 도적질을 어띠 한단 말씀이요
놀- 네 이놈아 듣기싫다~그러면 이 가산과 이 재물이 일조일석에
다 어디서 났단 말이냐 네놈을 잡으려고 오영문 출사들이
벌떼같이 나섰다니 그 아니 딱한 일이냐
사이지차 허였으니 니놈은 잔말 말고 천기 누설 헐 것 없이
재산과 전답문서이며 돈궤 곶간 쇳대 까지 내게다 맡겨두고
처자를 거나리고 멀리 도망을 가서 잠자코 피신타가 이곳이
무사타고 내가 기별을 허거들랑 그때 돌아오도록 허여라
놀-십년이 아니라 백년이 지나도 니재물에 손을 댔다가는
내가 니 아들놈이다
흥- 형님 그런 것이 아니라 제 말씀좀 들어보시지요
놀보- 혀봐~
흥- 작년 봄에 제비 한쌍이 주란 화각을 다 버리고
저희 집에 들어와
알을 까더니 이듬에 제비 새끼를 낳았지요
놀- 그래서
훙- 그런데 뜻밖에 구렁이 한 마리가 나타나 새끼들을 다 잡아먹고 겨우 한 마리 남은 놈이 바닥에 뚝 떨어져
피흘리고 발발발발 떨고 있더라고요
놀- 발발 떨고 있어 이놈아 그걸 가만 놔두냐?
언능 올라가서 발로 쏵쏵 문대부러야지
그래서 어쩄냐?
흥- 명태껍질과 당사실을 얻어 칭칭 동여 올려 주웠더니
그 제비가 훨훨 날아가
이듬해 보은표 박씨를 물어다 주데요
놀- 제비가 박씨를 물고와? 아따 그제비 미쳤는갑다 그래서?
흥- 박씨를 동편 처마 끝에 잘 심었더니 박이 세통 열렸습죠
놀- 심었응게 열렸것제 그래서
흥- 자식들이 하도 배가 고프다고 허길래 죽이라도 쒀 먹으려고
한궤를 탁 열었더니 빈궤짝 두 개가 있데요 그래서 열어봤더니
그안에 돈과 쌀이 가득 들어있고요
놀- 뭐 박통속에서 그래서~
흥- 또 한궤를 슬그머니 열어봤더니
그안에 왠갖비단과 사람들이 나와서
이렇게 집을 지어주고 부자가 된것이지
어찌 형님 동생이 도적질을 할 일이 있것습니ᄁᆞ?
놀- 그러니까 흥보야 제비다리 하나를 분질러서
잘 동여메주믄 박씨를 물고온다고
흥- 분지르는게 아니라...저절로 뚝~
놀- 저절로 뚝 안떨어지믄 어쩔것이냐
내절로 자근자근 분질러불어야지
흥보야 나 간다
흥- 갑자기 어디를 가시는지여
놀- 너는 제비 다리 하나 분질러서 이렇게 부자가 되었는디
나는 제비 다리 삼천개만 분질르는 천하게일 부자가 안되것냐?
흥- 형님 지금은 엄동설한이라 제비가 없어요?
놀- 흥보야 메초리는 안되냐?
흥- 안돼요
놀- 병아리 새끼도 안되고?
흥- 안돼요 형님
놀- 그래 내년 봄만 와바라 내가 동네제비는 다 잡어다가
자근자근 부리를랑게
그건그렇고.......
저기 저 장 이름이 뭐냐?
흥- 화 짜 초 짜 장 짜 이옵니다
놀- 이놈이 부자되더니 짜짜짜 한줄로 내려읽어
흥- 화초장이옵니다
놀- 그안에 뭐들었냐?
흥- 금은 보화가 가득들어 있습니다
놀- 흥보야 그거 나 줘라
흥- 안그래도 형님 드릴려고 목지어 놨습니다
놀- 그려그려 내가 어렸을떄부터 너를 얼매나 이뻐혔냐?
그럼 그거 내가 온김에 메고 갈란게 언능 갖고 오니라..
흥- 네 형님
놀- 흥보야 밀어라~~~~밀어라~~~~
너 시방 미냐 땡기냐 똑바로 밀어
흥- 네 형님
놀- 흥보야 밀어라~~~~~~~~~
흥- 형님 건너가시지요~
놀- 그려 나 건너간다 근디 흥보야 이장 이름이 뭐라고
흥- 화초장입니다
놀- 알았다 화초장~
<중중모리>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오늘 걸음은 잘왔구나 대장부 한번 걸음에 돈궤와 화초장이
생겼구나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또랑 하나를 건너뛰다 여기가 솔찬히 미끄럽단말이여 올체
간신히 건넜구나 초장화 아~~장화초~~어??
어따 이것을 잊었다 허허 이것을 잊었구나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갑갑허여서 내가 죽것구나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초장화 아니다~장화초 아니다 장초화 아니다 워따이것이 무엇이냐
천장 방장 구들장 아니다 된장 간장 고초장~~고초장??고추장
이것은 비슷하면서도 아니로다 이것이 무엇이냐?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에라 내가 우리집으로 가서 우리 마누라에게 물어보자~~여보게 마누라~~~!!!!
재생 1110| 등록일 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