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1-03-21(일)
단가 <사철가>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 데가 있더냐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라
예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寒露朔風)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黃菊丹楓)도 어떠한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가 되고 보면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 하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을 어려워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 내 한말 들어보고
인간이 모두가 백년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살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滿盤珍羞 不如生前
재생 1291| 등록일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