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1917년에 태어나 고인이 되신 ‘박초월, 김소희, 함동정월’ 판소리 명창과 ‘이은관’ 서도소리 명인의 삶과 소리를 밀착하여 전해들을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접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박초월 명창과 지금 짧은글로 정리하는 김소희 명창, 두 분을 제외한 함동정월, 이은관, 두 분은 언제까지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약 90분의 짧은 시간은 김소희 명창이 걸어온 삶의 이야기 보다는 명창의 향기가 넘치는 소리의 맥(脈)으로 거의 채워졌다.
“삼월 삼짇날 연자 날아들고” 빠른 중중모리로 시작하여 “새가 날아든다, 왠 갖 잡새가 날아든다,” 중중모리로 이어지며 “광풍을 못 이기여서 너울너울 춤만 춘다네,” 중모리로 마무리 하며 10여분동안 이어지는 김소희제 ‘남도 새타령’
신영희명창의 소리로 들을 수 있었던, 춘향가 중 어사가 남원 근처 박석고개에 올라 남원 풍경을 내려다보고 춘향 집을 찾아가는 내용의 진양조 ‘박석 티’
김소희명창이 생전에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들의 마음에 행복을 안겨주던 <들국화, 지경다짐, 상주아리랑, 진도아리랑,> 민요 메들리
김소희 명창의 제 1 제자 ‘신영희’명창과 그의 제자들의 맛깔나며 정이 실린 소리가 김소희 명창의100년 세월을 채워 주었고 환생 시켰다.
본명 김순옥(金順玉) 만정(晩丁) 김소희, 전북 고창 출신, 1917년 출생, 1995년 사망, 14세 때 <협률사> 공연 현장에서 판소리에 반해 시작하여 16세 때 전국 모든 판소리 대회에서 입상하는 소녀 명창이 되었다. 가곡, 시조, 거문고, 가야금, 양금, 등 국악기에 능했고 춤과 국전에서 서예로 입선한 천재 국악인이다. 1964년 최초로 무형문화재에 지정 되었고, 1972년 국악인으로 맨 처음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했다,
천부적인 목을 타고나 청아하고 미려한 목으로 성음이 좋고 힘이 있었다. 절제미를 잘 발휘해 소리를 끊어서 내며 여백의 미를 두었다. 정정렬, 송만갑, 정권진, 박봉술, 박동실 등 여러 스승에게 배운 소리 대목 가운데 좋은 대목을 적절히 조합해 새롭게 구성한 만정제 〈춘향가〉는 동, 서편제 소리의 특성을 고루 갖춘 소리로 평가된다.
채소, 귤, 커피는 좋아 했지만 고기는 거의 들지 않았다는 김소희 명창을 신영희 명창이 1974년에 처음만나 함께한 세월 동안의 모습을 이야기로 들려주었다. 생생하게 들었던 김소희 명창의 흥부가 “박타는 대목”이 아직도 귀가에서 울며 <박초월,김소희,함동정월,이은관> 네 분의 명인 명창에게 고개를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