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초등학교 동창생 친구들이 고향을 찾았습니다.
나이가 벌써 칠순이 넘은 친구도 있고...지하철 공짜도사 자격증(65세 이상)을 받은 친구도 있고...
왜냐면 60년대 초등학교는 나이가 3-5세 더 많은 아이들이 같이 학교를 다녔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나이에 학교에 들어 온 아이들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숙제도 잘 했지만,
나이가 3-5세 많은 친구들은 벌써 사춘기에 접어 들어 선생님 말씀도 잘 안듣고, 숙제는 뒷전이라.
숙제를 안해오면 종아리를 때리는 시절이라...차라리 종아리 한대 맞고...산으로 들로 쏘 다니는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당시 무슨 글쓰기 수업이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을 교체하여(다른 선생님이 우리반에 들어 와 동시를 짓는 수업) 수업이었습니다.
우리 학급에 들어 온 선생님은 당시 미친개라고 소문난 6학년 선생님이었습니다.
우리에게 '그럼 동시를 하나씩 지어라'...하시고는 창문쪽에 의자를 놓고 앉아 꼬박꼬박 졸으셨습니다.
나이가 든 친구들은 밖으로 나가 공을 차고 싶어 안달이 나는데...동시를 짓지 못하고 죽을 상이었습니다.
그때 용감한 녀석이 동시라고 하나 떡! 제출하려다가...미친개한테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동시를 짓기가 어려운 - 나이가 우리보다 3살인가 더 많은 친구는 - 학교 밖에서는 자기 나이 또래 친구들과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녀석이 부르는 노래는 우리보다 차원이 달랐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유행가도 많이 부르고...그래서 생각해 낸것이...'내 고향 남쪽바다...그ㅡ 파란 물 눈에보이고...어쩌고 저쩌고...'
그 노래가 동시라고 생각한 녀석이 노래 가사를 동시라고 그렇게 적어 냈는데...
미친개가 보더니...
'야 임마 네가 바다를 보긴 봤어? 나도 바다를 안 봤는데...이런 촌놈이...'
하면서 막대기로...그 친구 머리통을 이리저리 내리치고...
그 모습을...다른 반 수업에 가신 우리반 담임선생님이 보시고....달려 와
'아니 애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이리 팹니까?' 하다가...미친개랑 싸우고...
우리는 미친개와 우리 담임선생님의 싸움에서 우리 담임 선생님이 이기기를 은근히 바라고...
그렇게 해서 동시 수업은 선생님 싸움으로 번졌고...
나중에 우리 담임선생님이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내 고향 남쪽바다'...노래를
풍금으로 쳐 가며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번 추석에 모인 친구들이 모두 모여 그때 이야기를 하며 모두가 '내고향 남쪽바다' 노래를 같이 부르며
박장대소하고...깔깔대며 웃었습니다.
신청곡입니다.
백발가...
올려주신 사연과 신청곡은 18일 방송을 통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