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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3-07-25(화) 수궁가 중 토끼가 독수리에게 잡혔다가 다시 살아나는 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168
  • 작성일2023.07.25

<수궁가 토끼가 독수리에게 잡혔다가 다시 살아나는 대목 >

 

<아니리> 이리한참 노닐적에 독수리란 놈이 어디서 윙 하더니 토끼 대굴박을 후다딱 툭탁! "아이고 장군님 어데갔다 인제오시오 " "오 내가 둥 떠다니다가 시장해서 너를 잡아 먹을랴고 왔다" "아이구 장군님 어디서부터 잡수실라요" "맛 좋은 대가리서부터 먹어야겠다"

<창조> "아이구 장군님 나 죽기는 설찮으나 나의 설움이나 들어보시오"

<아니리>"아니 이놈아 네가 무슨설움이 있단 말이냐" 이 놈이 청승조로 한번 울어보는디

 

<중모리> "아이고 아이고 어쩔거나 아이고 이를 어쩔거나 수궁천리 먼먼길에 겨우겨우 얻어내온 것을 무주공산에다 던져두고 임자없이 죽게되니 이 아니 섧소이까?"

 

<아니리> "야 이놈아 그것이 무엇이란 말이냐?" "그것이 다른 것이 아니오라 이번에 제가 수궁엘 들어갔었지요" "그래서?" "수궁엘 들어갔더니 용왕께서 의사줌치(意思줌치: 갖은 꾀가 들어 있는 주머니)를 하나 주십디다" "그래 그것이 무엇이란 말이냐?" "그것이 다른 것이 아니오라 이상스럽디다 쫙 펴놓고 보면 궁기가 서너개 뚫렸는디 그래서 한 궁기를 탁 퉁기면서 썩은 도야지 창자 나오니라 허면 그저 꾸역꾸역 나오고 도 한궁기를 툭 퉁기면서 도야지 새끼나 개창자나 나오니라 허면 그저 꾸역꾸역 나오고 또 한궁기를 톡 퉁기면서 삥아리새끼들 나오니라 허면 삥아리새끼가 하루에 일천오백마리씩이나 그저 꾸역꾸역 나오고 무엇이든지 내 소원대로 나오는 그런 좋은 보물을 임자 찾어 못주고 저기저 무주공산에다가 두고 죽게되니 

그 아니 원통허요?" "야 이놈 토끼야! 그러면 니 목숨을 살려줄테니 그것좀 날 줄래?" "아이고 장군님 목숨만 살려주시면 드리고 말고요" "그러면 그것이 어데 있느냐?" "저기 있습니다" "가자!" 독수리란 놈이 토끼 대굴박을 좋은 소주병 들 듯 

딱 들고서 훨훨 날아가더니 "여기냐?" "!" 바위옆에다 턱 내려놓고 

"나 시장해 못살겄다 어서 빨리 의사줌치좀 내오너라" "장군님 내가 저 안에 들어가서 내올틴께 내 뒤발을 잡고 계시다가 놓아달라 는대로 조금씩 놓아 주십시오

" 토끼는 꾀가 많은 놈이라 앞발을 바위틈에다 쏙 집어 넣고 버리더니 "장군님 조금만 뇌 주시오,아 닿을만합니다.조금만 더 쪼끔쪼끔쪼끔...." 허다가 갑자기 뒷발을 

탁 차고 바위속으로 쏙 들어가더니 느닷없이 시조반장 을 내겄다.

 

<시창> 세월이 여류허여

<아니리> "야 이놈 토끼야 ! 아 내가 시장해 죽겠는디 무엇이 그리 한가헌채허고 

들어가서 시조를 부르고 앉았느냐? 어서 이리 가져오너라" 토끼가 호령을 하는디 "너 이놈 독술아 내 발길 나가면 니 해골 터질테니 어서 날아가거라!" "너 이놈 다시 안나올래?" "내가 노래에 출입헐 수도 없고 집에서 손자나 봐주고 지낼란다

어서 잔말말고 날아가거라 이것이 바로 내가 살어났으니 의사줌치라 하는 것이다."

 

<엇중모리> 독수리 그제야 돌린줄을 알고 훨훨 날아가고 별주부 정성으로 대왕병도 즉차허고 토끼는 그 산중에서 완연히 늙더라 그 뒤야 뉘가 알리 호가 장창 불락이라 더질더질~

*호가 장창불락

*박봉술 아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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