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는 늘 허전하며 커 보입니다.
그 자리의 주인이 꼭 필요하고 절대 있어야 할 사람이라면 더욱 더 가슴 아리며 오직 그 자리만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4월 30일 국악방송 < 채치성 본부장님 >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자의라기보다는 힘의 세파(世波)에 떠밀리어 떠나갔다 생각 합니다.
2000년 2월 개국한 국악방송은 오직 국악을 위해 존재 합니다. 이 중심에 서있던 기둥이 송두리 채 뽑힌 것입니다. 힘없고 나약한 국악인들이 국악을 위해 설립한 즐거움과 행복의 샘 국악방송국에 이제 누가 있어 잘못 가고 있는 내, 외풍을 이겨내며 국악과 국악방송을 지켜갈지? 국악과 국악방송을 사랑하는 초라한 내 자신이 슬픕니다.
제가 이런 넋두리를 하는 것은 국악방송은 일반방송과 다른 특별한 목적과 특징, 오직 ‘국악의 국악에 의한 국악을 위한 방송’으로 설립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악방송은 한정된 애청자와 소수의 생방송 적극 참여자가 근간이 되어 방송 되고 있지만 서둘지 않고 시간을 가지고 정체성을 잃지 않는 노력을 꾸준히 한다면 분명 온 누리 최고의 방송 중 하나가 될 거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국악방송은 약 50여명 소수의 국악방송 총 인원 중 4분의 1정도의 인원만이 국악방송 목적과 목표, 편집을 결정하고 이끌어가는 분입니다. 그 외 분 들은 국악방송 사업에 도움과 지원을 하시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에 최고 책임자의 권한과 결정은 절대적 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과 진행도 신속히 이루어지며 잘못에 대한 견제를 할 틈도 없습니다.
현재 최고 책임자인 국악방송 사장님은 방송인으로 국악 애호가의 길을 걸어오신 분이지, 국악인으로 국악 관계 활동을 직접 하신분이라 하실 수 없습니다.
이분은 국악인들의 땀과 노력으로 2000년 2월 국악방송이 태동하여 10여연 동안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하고 그 뿌리가 정착되기 시작 하려는 무렵인, 현재 밤 10시 ~ 12시 까지 진행되는 < 행복한 문학, 목요일 꼭지 ‘ 유인촌 ’의 명작과 명창 >의 전 문체부 장관시절 2010년 2월 임기 3년의 사장직제가 신설 되며 국악방송 책임자가 되셨습니다.
이후 국악방송은 국악방송 설립 정체성인 ‘국악의 국악에 의한 국악을 위한 방송’ 보다는 우선 눈에 보이는 청취율 높이기 작업을 우선 하는 방송으로 일반방송 따라가기 형태로 점점 변하며 국악방송 특성과 정체성이 조금씩 무디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급격한 변화를 방지 할 수 있었던 것은 국악방송 설립자 동기이며 국악 전문가인 채치성님이 국악방송안의 국악인들을 대표하여 국악방송 정체성 살리기 버팀목 역할을 하여 왔기 때문이라 생각 합니다.
지나간 일은 이미 과거입니다. 이제 현재와 미래가 중요 합니다. 새로 영입될 ‘ 본부장님 ’도 국악인으로 국악방송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는 분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국악방송 사장님의 임기 말, 과도기에 국악방송 정체성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과오를 남기는 일은 없기를 소원 합니다.
채치성 본부장님, 그동안 국악과 국악방송을 위해 땀과 혼을 녹인 세월 수고 하셨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국악과 국악방송을 위해 힘을 더하실 거라 믿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행복하십시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