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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예술가 / 연출 : 김성욱 / 작가 : 장지윤
월~금 | 21:00 ~ 23:00

2017년 정동극장, 적벽 후기
  • 작성자무상초들녁
  • 조회수1439
  • 작성일2017.03.03

정동극장은 2017년 운영 방향 변화의 첫 걸음인 창작공연 지원, 개발 프로젝트 창작ing’의 첫 작품으로 판소리 적벽가를 국악 창극 형태를 빌어 현대 뮤지컬화한 적벽31일부터 26일까지 무대에 올라온다.

 

수년 전부터 정동극장은 해외 관광객과 국내 관객에게 우리전통 예술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 한다면서 갓 쓰고 양복 입은 형태 같은 공연들을 매년 무대에 올렸었다. 전통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새로운 작품이 올라올 때 마다 정동극장을 찾았기에 적벽도 그냥 궁금하여 32일 관람했다.

 

막이 열리고 어둠속에서 각각 세 개씩 세 모둠으로 나누어진 와북 소리가 진동하며 무복(舞服)과 머리모양을 중국 전통 복식을 형상화한 춤꾼들의 전쟁 놀음이 펼쳐졌다. 무협지 만화를 무대에서 재현 하나, 하는 실망감이 앞서면서 해가 바뀌니 더 이상하여지는 구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다.

 

무대가 바뀌고 손에 부채를 든 21명의 출연자가 등장하여 제갈공명을 책사로 모시기 위한 삼고초려를 노래로 나타내기 시작하자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일기 시작 했다. 특별한 무대 장식 없이 좁은 무대 위에서 부채로 표현하는 의사 전달과 단순하고 간략한 동작으로 보여주는 춤, 한 소리로 들리는 합창 소리 속에 배역을 맡은 자들의 판소리 풍 아니리’, 각자의 개성을 나타내려하는 끝임 없는 몸짓과 표정, 늘 상이 아닌 색다름이 흥을 북돋으며 몰입으로 이끌었다.

 

전통 추구라는 단어를 조금만 접어버리면 공연예술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가능성의 발견이었다. 관객을 위한 즐거움의 예술, 전통과 현대는 이렇게 비벼야 맛깔이 나는 구나를 인식 할 수 있었다. 점점 뜨거워지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칼 군무와 귀속 깊이 후비는 아름다운 소리, 눈으로 읽히는 삼국지정동극장에서 오랜만에 느끼는 신선함이었고 놀라운 기쁨 이었다.

 

많이 준비하고 노력한 모습이 역역한 출연자들의 열정이 한 눈에 들어와 참 좋았다, 판소리 고수의 장단 치기를 무시하고 힘으로 두들기는 북장단에 우리 전통 멋을 뿌려주던 가야금 소리와 현대서양 악기에 실린 오선악보의 작곡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 내는 선율까지 혼연일체의 무대 이었다.

외국인에게도 감동과 희열이 전달 될 수 있을까 노파심도 남지만 행복한 90분의 향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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