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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조경아 / 연출 : 이성아 / 작가 : 심경아
월~금 | 08:55, 13:55, 15:55, 17:55, 19:55

한국의 집 한가위 풍경(豊慶) 관람 후기
  • 작성자무상초들녁
  • 조회수1081
  • 작성일2019.09.17

2019915() 오후 530분 충무로 전철역 한옥마을 입구에서 용기(龍旗)를 앞세운 농악놀이패의 신명나는 굿판이 벌어졌다. ‘한국의 집913(), 14(), 15(), 3일 동안 마련한 한가위 특별공연 <한국의 집 한가위 풍경> 마지막 날 시작을 알리는 여성농악단 팔산대의 길놀이였다.

 

팔산대한국의 집비탈길을 올라 본관 앞마당에서 봉산탈춤사자춤과 어우러진 마당굿을 벌였고, 굵고 긴 장대에 커다란 용기를 매단 용기놀이가 펼쳐졌다.

 

이후 해린관(海鄰館소하당(韶華堂환벽루(環碧樓가락당(嘉樂堂)으로 둘러싸인 한국의 집중정 마당 자로 꺾인 가락당 앞 임시설치 무대를 향해 마련된 좌석에 관객들이 자리 잡자, MBC ‘우리가락 우리문화진행자 이안의 사회로 한가위 풍경본 공연이 시작되었다.

 

효명세자가 순원왕후 탄신 40주년을 기념하여 봄날 버드나무 가지에서 맑게 지저귀는 꾀리 소리에 감동하여 만들었다는 춘앵무(春鶯舞), 여섯 자 길이 화문석 위에서 화관을 머리에 쓰고 황색과 초록색의 화려한 무복을 입고 느린 음악 반주에 다양하며 우화한 춤사위로 살며시 밀려드는 듯 정중동(正中動)의 아름다움을 곱게 펼쳐 보인 이윤정은 한 송이 모란인 듯 석양에 자태를 뽐냈다.

 

송나영의 이매방류 살풀이는 작은 무대 소수의 관객만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운 미련으로 남는다. 하얀 무복 속 어깨 짓 하나에 감동의 한숨이 따라 넘고,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는 흰 수건 자락은 뱉어낸 숨소리를 다시 쌓아 버리니, 살며시 일어나던 나의 몸짓이 갈 길을 잃었다. 가락당 처마자락에 매달린 청사초롱은 나의 이런 모습을 비웃는 듯 너풀너풀 춤을 추며 저를 따라 해보라 손짓한다. 가냘프고 여린 손길 따라 대금이 울고, 수줍은 듯 살포시 나래를 펴는 치마 자락에 끌린 피리 소리의 애처로움은 가슴을 저미었다. 춤사위에 휘감긴 무희의 자태는 독무(獨舞)의 마지막이 살풀이라 마음껏 자랑했다.

 

김일구명창의 판소리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은 한 폭의 실경산수를 눈앞에 그렸다. 소리의 굵고 시원함은 조자룡의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날아 오나라 서성과 정보 두 장수를 정확히 꿰뚫는 소리가 귓가에 생생해 감아쥔 두 손에 땀이 고이며, 자진모리장단에 길고 급박한 소리를 편하게 들려주는 명창의 소리에 빠져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넘나들고 있었다.

 

엇 박 장단에 치마 끝을 차고 내딛는 하얀 버선발은 품위가 실렸고, 잣은 디딤 발의 경쾌함은 가슴을 설레게 했다. 섬세하고 다양한 발 디딤의 기교 따라 눈빛은 광채를 뿜어냈고, 절제미를 보여주는 상체의 몸놀림은 왕비의 기풍이 뿜어져 나와 기()를 죽였다. 하지만 화려하면서도 선이 굵은 모습이 잘 나타난 김근아의 강선류 태평무를 그냥 태평무라 했어도 무방했을 것 같다.

 

이현희·김희선·조윤정세 무희의 한영숙류 살풀이 군무는 너른 무대의 여백의 공간을 채우는 조화 속에 단아하며 고급스런 멋이 넘쳐 났다. 셋이서 다른 듯 하면서도 하나가 되고 한 춤사위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돋보였다. 이매방 살풀이가 여성스럽다면 한영숙 살풀이는 남성적인 힘이 넘쳐나고, 하얀 치마저고리에 흰 수건 한 장이 뿜어내는 고고한 자태는 우리 춤의 백미가 모두 담겨 이 보다 더 아름다움은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전면에 삼각 형태로 3개의 북과 좌우에 각각 1개의 북을 세워놓고 두드리며 춤을 추는 이주희의 오고무는 지금껏 보아온 오고무 중 최고라 칭찬한다. 양손에 든 북채는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날며 춤을 추었다. 북면의 두들김 둥둥은 천둥소리를 쏟아내다 가랑비 소리로 변했고, 북 태를 때리는 딱딱 소리가 피아노 건반 위의 멜로디를 만들어 냈다. 뛰면서 사분히 가라앉고 팔을 돌리다 합장하듯 소리를 만들어내는 황홀경은 조명 빛 아래서 너울거리는 한 마리 나비의 환희(歡喜)였다.

 

남사당패의 단골 연희 버나놀이가 한국의 집중정 마당을 휘저으며 또 다른 열기로 뜨겁게 달구더니, ‘권원태의 줄타기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줄에서 마치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노는 재주라 하여 어름이라 하듯이 가슴을 조이게 하다 밀쳐내고 걸쭉한 입담을 더해가며 줄을 타고 걷고 뛰고 날아 둥근 보름달의 환한 웃음을 따다 선물하며 <‘한국의 집한가위 풍경>은 막을 내렸다.

 

공연장을 떠날 때 가슴 가득히 채워진 희열의 행복감은 우리 전통 연희의 아름다움과 멋의 가치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승화되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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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상초들녁
    등록일 : 2019.09.17
    저의 공연 관람 후기는 어떻게 보면 '국악방송이나 창호'에 무관 하다 할 수 있으나
     '국악 & 예술'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청취자 분들과 함께 하는 것도 틀리지 않다는 생각 입니다.
    너그러운 이해와 관심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