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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소리학당(토) 노랫말

진행 : 권미희,강길원 / 연출 : 서수정,
조연출 : 정승아 / 작가 : 진경은,이은정 · 기술: 심재선
토~일 | 14:00~16:00

20210502(일)소리학당 - 수궁가 中 토끼화상 그리는 대목
  • 작성자온고을
  • 조회수656
  • 작성일2021.05.02

수궁가 중 토끼화상 그리는 대목

 

호흉배 등에다 방패를 지고

앙금앙금 기어 들어와서, 국궁재배를 허는구나

 

[아니리]

왕에게 상소를 올리거늘,

왕이 받아 떼어보시니,

수국 전옥주부 공신사대손 별주부 자래였다.

네 충성은 지극허나 네가 세상을 나가면 인간의 진미가 된다 허니,

너를 보내고 내 어찌 안심할쏘냐?”

 

별주무 여짜오되,

소신이 비록 아무 재주는 없사오나,

강상에 둥둥 높이 떠 망보기를 잘하오니

무슨 봉폐 있사오리까마는,

해중지소생으로 토끼 얼굴을 모르오니

화상이나 한 장 그려주옵시면

꼭 잡아다 바치겠나이다.”

 

기특코 고마운 말이다. 글랑은 그리 하여라.

여봐라 화공을 불러라.”

 

[중중모리]

화공을 불러라

화공을 불러 들여 토끼 화상을 그린다.

 

동정유리청홍연 금수추파 거북 연적

오징어로 먹 갈어, 양두화필을 덥벅 풀어

단청 채색을 두루 묻히어서 이리저리 그린다.

 

천하명산 승지강산 경개 보던 눈 그리고,

봉래 방장 운무 중에 내 잘 맡던 코 그리고,

난초 지초 왼갖 향초 꽃 따 먹던 입 그리고,

두견 앵무지지 울 제 소리 듣던 귀 그리고,

만화방창화림중 펄펄 뛰던 발 그리고,

대한 엄동 설한풍 어한허던 털 그리고

두 귀는 쫑긋, 눈은 도리도리,

허리는 늘씬, 꽁댕이 묘똑,

좌편 청산이요, 우편은 녹순디,

녹수청산의 에굽은 장송, 휘늘어진 양류수

들랑달랑 오락가락 앙거주춤 섯난 토끼

화중퇴 얼풋 그려, 아미산월이 반륜퇴,

이어서 더할쏘냐?

아나, 옛다, 별주부야. 네가 가지고 나가거라.”

 

[아니리]

별주부가 화상을 받아들고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넣을 데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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