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니 소행을 생각허면 니 복판을 내민
바위에다 탁 부딪쳐
옹기짐 부서지는 소리가 나게
헐 일이로되 수로 만리를 니 등에
왕래헌 정리를 생각허여 살려주기는 살려주거니와
다시는 그런 보추때기 없는 짓 허지마라
그러나 내 간보다도 더 좋은 약을 일러주마
그 약은 다른 약이 아니라 그 너희 수궁에 암자래 이쁜. 놈 많더구나
<자진모리>
하루에 일천오백 마리씩 석달 열흘만 잡아 먹이고
복쟁이 쓸개간을 천 석만 구하여서
오재대 환을 지어 삼일만에 다 먹이면 좌우간 끝나니라
그 약을 써보아서 만일 듣지 않거들랑
또 한 가지 약 있는디 화제를 이를 테니 자세히 들어보아라
화제는 가미허랑탕인디 두꺼비 쓸개 열보 빈대
오줌 한그릇에다 새새끼 발톱 작말 서되
병아리 왼눈 눈물 한 그릇 벼룩간 다섯 보와
하루살이 염통 설흔개
그것을 흰 구름단지에다
은하수 물을 붓고 번갯불에다
얼른 대려 거름지 수건으로
아드득 짜서 먹이면은 직효를 보려니와
만일에 못 구하면 염라대왕이 니 할애비요
강림사자가 니 아비라도 너희 용왕 살기는
다 틀렸다 잘 가거라 나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