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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1-05-11(화) 춘향가 중 글읽는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677
  • 작성일2021.05.11

음악1 춘향가 中 글읽는 대목 [소리:조상현]


【아니리】

“좋다, 좋다! 장원이 정결 허고 송죽이 울밀 허니 여의지 절개로다.

이 애, 방자야? 책실로 돌아가자.”

도련님이 책실로 돌아와서 글을 읽되,

혼은 벌써 춘향 집으로 건너가고 등신만 앉어 노루글로 뛰어 읽것다.

【창조】

“맹자견 양해왕허신디, 왕 왈 수불원 천리이래허시니

역장유이리 오국호이까?

【아니리】

이 글도 못 읽것다. 대학을 들여라.

【창조】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허며 재친민허며 재지어지선이니라.

남창은 고군이요. 홍도난 신부로다. 홍도의 신부 되리.

우리 춘향이 신부 되지. 태고라 천황씨는 이 쑥떡으로 왕했것다.”

【아니리】

방자 곁에 섰다 허허 웃고,

“아니 여보시오 도련님?

태고라 천황씨 때는 이 목떡으로 왕 했단 말은 들었으나 쑥떡으로 왕 했단 말은 금시초문이요.”

“네 이놈, 니가 모르는 말이다. 태고라 천황씨 때는 이가 단단 허여 목떡을 자셨거니와 

지금 선비들은 이가 단단치를 못허니 어찌 목떡을 자시겄느냐?

공자님이 후세를 생각하야 물씬 물씬한 쑥떡으로 교일 허시고 

저 명륜당에서 현몽 허였느니라.”

“도련님 말씀은 하느님이 들으면 깜짝 놀랄 거짓 말씀이오.”

“얘 이놈 잔말말고 천자나 들여오너라!”

“아니 또 천자는 갑작스럽게 왠일이시오”

“니가 모르는 말이로다. 천자라 허는 것은 칠서의 본문이라.

뜻을 새겨 놓고보면 별 희안한 맛이 다 들어 있느니라 내 이를테니 들어 보아라.”

도련님이 천자를 들여 놓고 천자 뒤풀이 한번 해보시는디.

 

음악2 춘향가 中 글읽는 대목 [소리:김연수]


도련님이 답장을 기다리는디, 발광증이 나서 마음잡기 위하여 만권 서책을 들여놓고 이걸 읽다, 저걸 읽다, 함부로 훌쩍 훌쩍 뛰어 읽는디,

독서성)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요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요 수도지위교니라.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하며, 재신민하며 재지어지선이라

관관저구 재하지주로다.

요조숙녀 군자호구로다. 남창은 고군이요, 홍도난 신부로다. 

홍도가 신부되랴? 춘향이가 신부로다. 

마상에 봉한식이요, 도중에 속모춘을. 

칠월유화어든 구월수의하나니라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하니라.

천고일월명이요, 지후초목생을. 가갸 거겨 고교 구규.


"도련님 이게 웬 야단이시오. 도련님이 지금 글난리를 꾸미시오. 싸개를 만났소? 글 전을 보시오" 

"이 놈아 잔소리마라, 건(乾)은 원(元)코 형(亨)코  /춘향코 내코 한데 데면 좋코 좋코.

그리고 저리고 허먼 또 새 코 나먼 좋고"

"도련님 그게 뭔 책이요?" "이 게 주역이다." "그 어디 주역이요? 코책이지. 저기 노는 학 코, 소인놈 코도 그 밑에다 조깨 넣어주시오"

 

 " 네 코는 상한의 코라 여기 범치 못한다. 

맹자견(孟子見) 양혜왕(梁惠王)허신데 왕왈 수불원천리이래하시니, 춘향보러 오시니까" 

"방자 기가막혀, "허허, 참. 글귀마다 춘향이가 주렁주렁 열렸소그려." "이놈아 잔소리마라. 사략(史略)을 읽어보자. 태고라 천황씨는 이(以) 쑥떡으로 왕허시다.(太古天皇氏以木德王)" 

방자 어이없어 "사략도 서울 사략과 시골 사략이 달쏘 그려. 우리 남원 사략에는 천황씨가 목덕으로 왕했는디, 서울사략에는 쑥떡으로 왕했소?"

"이놈아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태고라 천황씨가 일만 팔천 세 나이 오죽 많으시냐? 말년에 낙치허사 목떡은 못자시고  물신 물신한 쑥떡을 원하시기로, 각도 각읍 향교(鄕校)에 통문(通文) 났느니라. 아서라 이 글도 정신없어 못 읽겄다. 굵직굵직한 천자를 읽어보자. 하늘 천 따지" 


"허허 참 양반댁 도련님은 치 된다는 데 우리 도련님은 점점 내리되시느라고 삼경읽다 사서읽다 사략읽다가 이번에는 천자읽으시오?"

"무식한 네가 깊은 뜻을 알겠느냐. 천자라 하는 것이 칠서(七書)의 초상이라, 천자 뒷풀이 하는 것을 뜻을 알면 별별 맛이 다 있느니라. 내 이를테니 들어보아라." 




음악3 춘향가 中 글읽는 대목 [소리:김소희]


<아니리>

"좋다 좋다. 송죽이 울밀하고 장원이 정결하니 여이지절개(余已知節介)로다.

방자야 책실로 돌아가자."


<자진모리>

도련님 그 시부터 구경에도 뜻이 없고 글짓기도 생각없어 무엇을 잃은 듯이 섭섭히 돌아와 동헌에 잠깐 다녀 내아(內衙)에 뵈온 후에 점심상을 받었건만 밥먹기도 생각없어 책방으로 돌아와 옷을 벗어걸고 침금(枕衾)에 벗겨누니 몸은 광한루 앉인 듯 눈은 선연히 춘향을 대하는 듯 눈감으면 곁에 있고 눈만 뜨면 간 곳 없다. 깊은 상사(相思) 최심병(催心病) 도련님 어린 촌장 다 끊어져 아이고 나 못 살겠네!


<아니리>

도련님 실성발광이 되니 마음잡기 위하여 만권서책을 들여놓고 놀이 글로 펄적펄적 뛰여 읽난디 "맹자견(孟子見) 양혜왕(梁惠王)허신데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요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라 대학지도(大學之道)는 재명명덕(才明明德)하며 재신민(在新民)하며 재지어지선(在之於至善)이니라. 칠월유화(七月流火) 어든 구월수의(九月授衣)로다.

천고일월명(天高日月明)이요 지후초목생(地厚草木生)이라. 가갸거겨 방자 듣다.

"도련님 이게 웬 야단이시오. 도련님이 글난리를 꾸미시오. 글전을 보시오?"

"이 자식 듣기 싫다. 주역을 드려라. 건(乾)은 원(元)코 형(亨)코 이(利)코 정(貞) 코 춘향코 내코 한데 데면 좋코 좋코."

방자 듣다. "도련님 그게 무슨 책이요?" "이 게 주역이다."

"그 어디 주역이요? 코책이지. 그책 속에 코 많소 그 흔한 코 밑에 소인 코도 넣어 주시오."

" 네 코는 상놈의 코라 여기 범치 못한다. 사략(史略)을 읽어보자.

 

태고라 천황씨는 이(以) 쑥떡으로 왕허시다.(太古天皇氏以木德王)"

방자 어이없어 "태고라 천황씨가 이 목덕으로 황하신단 말은 들었어도 쑥떡으로 왕하신단 말씀은 금시초문이요."

"네 모르는 말이로다. 태고라 천황씨가 일만팔천세에 나이 오죽 많으시냐 만년 낙치(落齒)하사 목덕은 못 자시고 물신 물신한 쑥떡을 원하시기로 관학(館學)에서 공론하고 사략판(史略版)을 고쳤기로 동도동읍(同道同邑) 향교(鄕校)에서 통문(通文) 났느니라.

이 글도 정신없어 못 읽겄다. 굵직굵직한 천자를 읽어보자. 하늘 천 따지"

"허허 양반댁 도련님은 치 된다는 데 우리 도련님은 내려 되시오 그려"

"무식한 네가 깊은 뜻을 알겠느냐. 천자라 하는 것이 칠서(七書)의 본문이라 천자 뒷풀이 하는 것을 뜻을 알면 별 맛이라 했느니라. 내 이를테니 들어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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