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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 있는 책

진행 : 황인찬 / 연출 : 장지윤 / 작가 : 오선화
월~일 | 21:00~22:00

o 이원하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
  • 작성자글과음악
  • 조회수246
  • 작성일2022.11.16

 

눈썹을 겨우 가리는 앞머리가 과연 어디까지 자라야 그 남자가 다시 제주에 올까요. 

앞머리 길이가 문제가 아니라면. 내가 엎드리면 올까요. 내가 일어서면 올까요. 

제주에 눈이 내리면 올까요. 종이로 비행기를 접어 날리면 올까요. 

보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자꾸 계산을 하게 되었어요. 

내 얼굴이 별로 안 예빼서 제주에 안 오나 싶어 종일 거울만 본 날도 있었어요. 

거울을 봐도 안 오고, 거울을 두드려도 안 오니 편지 아닌 편지를 쓰게 되었는데 

그 편지의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해요. 저 아직도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이원하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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