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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3-10-23(화) 흥보가 '흥보 매품 파는 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70
  • 작성일2023.11.20

<아니리>

그날사말고 영문이 잔뜩 부풀어 죄인 잡어 들여라. 방울이 떨렁 사령이 예이~. 흥보가 벌벌 떨며 내가 암만해도 산채로 염라대왕을 보러 왔나부다. 흥보가 삼문간을 들어가서 동헌 마당을 굽어보니 죄인들이 너댓씩 형판에 엎져서 볼기를 맞는지라. 흥보 마음으로는 그 사람들이 모두 돈 버는 사람인줄 알었겄다. 아이고 저 사람들은 먼저 와서 돈 많이 번다 수백냥씩 버는구나. 나도 볼기를 까고 엎져볼까. 흥보가 볼기를 까고 삼문간에 가만히 엎졌을제, 00마당에서 사령들이 우~ 쏟아져 나오더니, 이런 일 좀 보게. 병영영문 설립지후로 삼문간에서 볼기전 보는 놈이 생겨났네. 사령중에 흥보 아는 사령 하나가 나오더니 아니 여보 박생원 아니시요. 알아 맞췄오. 아니 왜 이러고 엎졌소. 매맞으로 왔지. 저 사령 알아듣고 박생원 곯았소. 곯아. 여보게 곯다니 그게 어쩐 말인가. 다른게 아니라 아가 조사후에 어떤 놈이 흥보씨 대신이라고 와서 곤장 열 개 맞고 돈 삼십냥 벌어 짊어지고 한 오십리는 갔을것이오. 그놈이 어떻게 생겼든가키는 조그만허고 모기눈 주걱턱에 쥐털수염 거사리고 곤장 열개를 맞는디 그놈 참 당차게 맞습디다. 아이고 이일을 어쩔거나. 어젯밤 우리 마누라가 우는 통에 뒷집 꾀수아비란 놈이 알고 발등걸이를 허였구나

*곯다 : 鷄卵有骨

----------------4511~4702------------------

<중모리>

번수네들 나는 가네. 수번이나 잘들 허소. 저희집으로 돌아오며 팔자를 탄식헌다. 몹쓸년의 복이로다. 매품에도 손재가 있으니 이런 복이 또 있느냐. 집안이라고 들어간들 처자들이 묻거드면 무슨 말로 대답을 헐거나. 설리 울면서 돌아올 제 그때여 흥보 마누라는 흥보 떠나던 그날부터 매를 맞지 말게 허여 주시라고 하느님전 축수를 허며 눈물 그칠 날이 바이 없이 가던 길을 바라보며 불쌍허신 우리 영감 어이 이리 못 오신고. 어디만치 오시는가. 약한 몸에 매를 맞고 전동전동 오시는가.

----------------4702~4836------------------

<아니리>

이렇듯이 울며 바라보고 서 있을제, 흥보가 울면서 비틀거리고 들어오거늘 흥보마누라 달려들어 여보 영감 매 맞었소. 매 맞었거든 어디 장처나 좀 봅시다. 놓아둬 이 여편네야. 여편네가 집구석에서 고 방정을 떨었으니 무슨놈의 재수가 있어 내가 매를 맞었으면 인사불성이여. 아이고 정말 매를 안 맞으셨오. 아 글쎄 안 맞었당게.

<중중모리>

흥보 맘누라 좋아라 춤을 추며 노는디, 얼씨구나 좋을씨구 지화자 좋을시고. 엊그제 영감이 병영길을 가신후 매를 맞지 말고 무사히 다녀오시라고 주야축수로 빌었더니 매 아니 맞고 돌아오시니 어찌 아니 즐거운가. 얼씨구나 절씨구 옷을 벗어도 나는 좋고 굶어 죽어도 나는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나 지화자자 좋을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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