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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강혜경 / 연출 : 이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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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무(知舞) 후기
  • 작성자무상초들녁
  • 조회수907
  • 작성일2015.10.09

이미 한 춤 하는 명인이며, 춤으로 한 세상 살아온 꾼들이, ‘ 비로소 옷깃 여미어 장단을 마중하네, ’ 뜻으로 만든 춤판이다. 총 16명의 춤꾼이 한국문화의 집(KOUS)에서 9월 15일, 9월 22일, 10월 6일, 10월 13일, 4회에 걸쳐 한 무대에 4명씩 올라 각각 두 춤을 보여주는 살얼음판 경쟁의 춤판이다, 이 후기는 10월 6일 즐긴 ‘ 지무 ’이다.


박성호 - 춘앵전(春鶯囀)
궁중 정재(呈才)로 조선조 순조 때 효명세자가 모친 순원숙황후(純元肅皇后)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이른 봄날 아침에 나뭇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자태를 무용화 한 춤이다. 주로 여무(女舞)가 꾀꼬리를 상징해 노란 색의 앵삼(鶯衫)을 입고, 화관을 쓰고, 오색 한삼(汗衫)을 양손에 끼고 꽃돗자리(花紋席) 위에서 추는 독무(獨舞) 이다.

 

연두 빛 앵삼에 빨간 한삼을 낀 남무(男舞)가 여섯 자 화문석 위에서, 앞뒤 좌우 두발 범위를 한없이 느리게 버선발로 찍고 돌다, 한삼 자락을 뿌려가며 우아한 웃음을 얼굴가득 채우니 숨이 멎었다. 양 무릎을 살짝 굽히다, 오른발을 살며시 내려놓고 왼발을 들어 한발 가고, 허공에 그려내는 다양하고 화려한 선의 아름다움은 우리 춤의 참 맛이요, 무릉도원(武陵桃源) 따라가는 꿈길 이었다. 

 

박성호 - 태평무(太平舞)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기 위하여 왕비 또는 왕이 직접 춤을 춘다는 내용을 담아, 20세기 초반 한성준(韓成俊)이 경기무악장단과 춤사위를 바탕으로 창작한 춤으로 왕비 복식한 여무(女舞)가 추는 것이 대세이다.


왕의 군복 차림 무복(舞服)을 입고 장중한 왕의 발걸음 내딛는가 하더니, 경쾌하고 복잡한 장단을 따라 가로지르는 발 디딤은 음악이 분명 엇 박 태평무 인데, 느낌은 한영숙(韓英淑)류 태평무에서 보여주는 여성 발걸음이 아니었다. 치맛자락 아래서 장단과 어울려 사이사이에 발로 원을 그리며 돌리고 굴리는 버선발의 화려함에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은 분명 없었는데, 눈은 따라가고, 입은 감탄하고, 몸은 감칠맛에 떨었다. 여무의 화려한 복식에 가려, 느껴지던 무거움이 사라진 태평무의 새로운 단맛이었다.


오늘 새롭게 발견한 박성호 명무, 늘 답답했고 아쉬웠던 무대 위 우리 춤의 그 무엇을 날려버려 준 신선함 이었고, 우리 춤이 가야하는 바른 변화를 보여 주었다. 우리 춤의 진수를 이해하고 춤을 추는  춤의 대가로 우리 춤의 한 유파를 이끌어도 부끄럽지 않을 명인 이었다.
   
권영심 -  화선무(花扇舞)
1978년에 임이조(林珥調)가 우리 전통춤사위를 허튼 가락의 음악에 맞추어 부채를 들고 처음 추었던 창작 입(立)춤이다.


그냥 예뻤다, 황홀 했다, 10여분 온 시간이 다 아름다웠다. 춤과 하나 된 몸매에서 펼쳐지는 춤  사위 하나 하나가 우리 춤의 백미요, 보여주는 자체가 기쁨 이었다. 오른손으로 펼쳤다 접어 버리는 부채, 왼손으로 스치듯 추겨들다 놓아버리는 치맛자락, 움직임 하나는 정(靜)이요, 두 개는 동(動)이 되는 몸짓, 부드러움과 절제로 그려내는 부채의 선, 이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쉼 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꽃이 되었고, 참 오랜만에 춤이 선물 한 행복 이었다.

 

권영심 - 교방(敎坊) 살풀이
기존의 한을 담은 살풀이춤과 달리, 교방의 흥을 위한 춤으로 옷의 색상이 화려하며, 한(恨), 흥(興), 멋, 태(態)가 모두 담긴 춤이다.
  
어깨 넘어가는 짧은 하얀 수건은 서려있는 한의 애 닮음을 덜어내었고, 치맛자락을 차고 나온 버선발 하얀 코는 서러운 가슴을 터트려버렸다. 보라색 저고리에 짙은 감색치마가 한 바퀴 돌때마다 부풀어 오르며 한의 무게를 흥으로 바꿔버렸고, 너울너울 움직이는 몸짓은 생동감 있는 청아한 멋을 자아냈다, 가벼움 없는 우아한 자태 속 여인의 아름다운 춤사위가 한이 담긴 살풀이를 즐거움으로 기쁨으로 승화 시켰다.


김미선 -  교방 굿거리 춤
옛날 관아에서 예기(藝妓)들의 교육을 관장하던 교방에 전해 내려오는 굿거리장단에 추는 춤이다. 차분하면서 섬세하고 애절한 춤사위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팔을 들어 하늘에 수놓아 천신(天神)을 유혹하고, 머리를 숙여 대지를 쓸어 지신(地神)을 불러내어 남색 치마 단을 살짝 열어 품어버리고, 살랑살랑 디딤 발을 내딛는 우쭐함에, 우리 춤의 매력이 더 없이 커 보여 블랙홀로 빨아드리는 마력(魔力) 이었다. 왼손에 손잡이 달린 소고, 오른 손에 작은 채를 들고, 눈 없는 백(魄)을 소리로 열기로 불러 모아, 함께 놀며 행복을 누리자는 듯, 돌리다 좌우를 두들기며 촘촘히 그려내는 소고의 현란함에, 둥둥 부풀어 오르는 가슴을 어찌 할 수 없었다. 입춤과 소고춤을 하나로 엮은 우리 춤의 모둠 자태를, 물 흐르듯, 바람 불어오듯,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더 없는 뽐냄이 뜨거운 감동과 진정한 박수를 저절로 끌어냈다. 

       

김미선 - 살풀이춤,
남도(南道) 무무(巫舞) 계통의 춤으로 살, 즉 액(厄)을 푼다(제거한다)는 뜻을 가진 민속무용.


흰 저고리 검정치마 정중동(靜中動)의 한(恨)이 서글퍼, 두발 흰 수건을 훠이 허공에 뿌렸다 거두어, 활짝 펼친 두 팔 어깨를 감싸고돌아 넘겨, 얼굴 앞에서 하얀 꽃 봉우리를 만들고, 한발 한발 내딛는 버선발에 한을 실어 보냈다, 빙빙 돌아가는 치마 자락은 삼엄한 귀기(鬼氣)가 감돌아 가슴은 타들어가고, 던져서 떨어뜨린 하얀 수건을 엎드려 한손으로 잡아끄니 따라 들어온 한은 신비로움에 젖어들던 애절함을 삼켜버렸다. 느릿느릿 추는 춤사위 따라 한을 쫒아 따라가다, 한 가닥 남겨놓은 기쁨과 행운마저 쓸어버렸다.


강성민 - 승무(僧舞)
무대 뒷면 중앙에 승무 북이 놓여있고, 무용수의 차림새나 북치는 장면은 불교의 복식과 법고춤의 색채가 강하지만 불교의식의 스님들의 춤이 아니며, 지역에 따라 각기 양식과 구성이 다른 민속무용 이다.


흰 장삼에 고깔을 쓰고 신음하듯 번민하듯 뿌리고 제치고 엎는 장삼 사위에, 넘실거리던 어깨춤이 긴 장삼 끝까지 파도를 치고, 그 파도가 허리와 다리를 타고 내려와 하얀 버선발이 허공을 내지르던 초장(初章)은 미세한 거침이 담긴 아쉬움에 미학 이었지만, 장삼을 삐져나와 양손에 들린 북채 두드림의 현란함은 눈이 부셨고, 쉼 없이 이어지는 연타는 신들린 무당의 환희 이었다. 부드럽게 미끄러지다 허공으로 들어 올려 ‘ 따닥 ’ 소리 내고 내려와, 매끄럽게 북 태를 감고 도는 맑고 신비로운 두둥둥 울림은, 가슴속 깊이 전해지는 청향의 아름다움이었다. 북소리가 멎고 긴 장삼이 허공을 날다 어깨춤 접어에 합장 하며 엎드리니, 속세의 미움이 봄볕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라 흩어져버렸다.


강성민 - 한량무(閑良舞)
벼슬에 오르지 못한 양반으로 풍류를 알고 의기 있는 호협한 사나이 한량들의 노는 모습을 형상화 한 민속춤으로 춤추는 장소가 마당이냐, 마루나 방안이냐에 따라 춤추는 동작이 활달성과 섬세함에서 차이가 있다.


펼쳐진 부채에 난이 춤추고 갓 쓴 한량은 세월을 낚았다. 여유와 젊잖이 일렁거렸고 단정히 차려입은 옷 맵시위로 살며시 뿜어져 나오는 풍류의 우아함이 삶의 여유로 다가 왔다. 도포자락 걷어내고 한 버선발 내 딛을 때마다 몸짓의 오묘함은 심금(心琴)에 전해져 누군가를 붙잡고 싶어 허우적거리게 했고, 깨끗하고 단조로운 춤사위는 호협한 한량의 꽉 찬 품격과 장중한 의젓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춤을 무대에 올려준 한국문화의 집(KOUS)과 수고하신 관계자, 4분의 명무 명인들에게 따뜻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무 연출자 ‘진옥섭’이 말 했듯이 “ 춤은 음악이 흘러가는 과정의 표현으로, 지무는 춤판 위에서 10 ~ 12분간의 집중력 싸움 ”이라지만, 즐긴 사람이 행복을 누린 좋은 춤 한 판을 글로 표현 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지무’이기에, 무디고 거친 부족한 글이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더 우리 악(樂), 가(歌), 무(舞)를 함께 사랑 할 수 있는 덤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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