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9일(금) 19시 30분 삼성동 한국문화의집(KOUS) 무대에서 펼쳐진 공연이다.
이 공연은 같은 이름으로 2022년 3월 2일 19시 부산 예술회관 무대에서 초연 되었고, 이어진 서울 공연이며 올 한 해 동안 전국 곳곳에서 몇 차례 더 펼쳐진다고 한다.
공연 내용은 박경랑류 영남 교방청 춤과 교방 소반춤에 그때그때 공연장 환경과 시기성을 감안한 구성의 차이는 있겠다.
필자는 12,3년 전쯤에 한국문화의집(KOUS) 무대에서 박경랑 명무의 춤을 처음 접하면서 영혼을 빨리는 감동을 받고, 이후 여건과 기회만 되면 박경랑의 무대를 찾아 지인들을 동반하여 함께 즐기며 행복을 누린다.
필자가 공연 후기를 쓰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 그때 누렸던 행복을 다시 한 번 더 누리고 싶기 때문이며, 이 공연의 늦은 후기는 공연 이후 해외를 잠시 다녀오게 되어 이제야 짬이 났기 때문이다.
무대에 어둠이 깔리고 전면 막에는 박경랑의 프로필이 영상으로 소개된다.
어릴 적 고성오광대 놀음의 증시조이자 초대 예능 보유자인 외증조부 김창후선생의 손을 잡고 따라다니며 춤 맛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성장하면서 인연 따라 영남지방의 여러 권번 스승들로부터 춤사위를 익혀 집대성하여 범 영남 교방춤가락 성격을 고루 지닌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을 완성시켰다.
‘교방’ 명칭 때문에 ‘기생춤’이라는 그릇된 인식의 오류로 많은 고충이 따랐으나 박경랑의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선구자적 혜안과 확고한 의지로 영남교방청 춤이 맥을 잃지 않고 찬란한 빛을 발산하며 전국적으로 전승·보급되고 있다.
김경훈의 글 “아줌마라고 부르지 마라.”
아직은 꽃이고 싶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깊은 밤 빗소리에 흐느끼는 가슴으로 살고 싶다....
싯귀가 울려 퍼지며 객석을 가라앉히고 관객을 심연의 늪으로 끌어당긴다.
꾀죄죄한 무명 흰 옷에 지저분한 얼굴 헝클어진 머리로 짚신을 신고,
오무러진 한손에 허리는 구부정한 불편한 모습으로 소고를 둘러메고
위태로운 발걸음이 힘겹게 몸부림치는 몸짓은 절규였다.
불편한 한 손과 함께 노는 소고춤의 다양한 춤사위 하나하나가 표현해내는 아름다움은
연륜과 내공이 쌓여 완성된 소고춤의 또 다른 장르를 보여주는 것 같아 신선한 색다름이었다.
이 문둥 북춤은 고성오광대 놀이의 한 과장으로
박경랑이 외증조부님을 기리는 마음과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전통의 맥을 지켜내기 위한 큰 뜻을 담아낸 것 같다.
화면에는 영남춤에 관한 해설이 한 줄 한줄 이어지며 막 전환으로 한 줌 쉬어갔다.
장사익의 “찔레꽃과 봄날은 간다” MR 노래반주 위에서 스승 김수악에게 올리는 박경랑의 하얀 수건이 허공을 휘저으며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