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절통곡 애원성은 단장곡을 섞어 운다. 둘이 서로 마주앉아 보낼일을 생각허고, 떠날일을 생각허니,
어안이 벙벙, 흉중이 답답하여, 하염없는 설움이 간장으로 솟아난다.
경경열열허여 크게울든 못하고 속으로 느끼는디
“아이고, 여보 도련님! 날 볼날이 몇 날이며, 날 볼 밤이 몇 밤이요?
도련님은 올라가면 명문귀족 재상가의 요조숙녀 정실 얻고, 소년 급제 입신양명 청운에 높이 올라 주야호강 지내실 제.
천리 남원 천첩이야 요만큼이나 생각허리.
2 아이고 내신세야. 내팔자야. 이팔청춘 젊은년이 낭군이별이 왠일인고. 아이고 여보 도련님, 인제가면 언제와요?
금강산 상상봉이 평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동서남북 넓은 바다 육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3 마두각 허거든 오시랴오?
오두백 허거든 오시랴오?
운종용 풍종호라 용가는 데는 구름가고 범이 가는 데는 바람이 가니,
금일 송군 임 가신디 백년 소첩 나도 가지.
4 도련님이 기가 막혀,
오냐, 춘향아 우지 마라.
오나라 정부라도 각분동서 임 그리워 규중심처 늙어 있고,
공문한강 천리외의 관산월야 높은 절행 추월강산이 적막 허니,
연을 캐고 상사 허니 너와 나와 깊은 정은 상봉 헐 날이 있을 테니,
쇠끝 같이 모진 마음 홍로라도 녹지 말고,
송죽 같이 굳은 절개. 니가 날 오기만 기다려라.
둘이 서로 꼭 붙들고 방성통곡으로 울음을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