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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1-09-28(화)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어사 장모 상봉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673
  • 작성일2021.09.27

어사 장모 상봉대목

 

1.

허허, 저 걸인아. 물색 모르는 저 걸인. 알심 없는 저 걸인. 남원부중으 성안성외 나의 소문을 못들었나? 내 신수 불길하야 내 딸 어린 춘향이 무남독녀 딸 하나 옥중으 굳이 갇혀 명재경각命在頃刻.되였는듸, 동냥은 무슨 동냥? 눈치 없고 알심 없고 속없는 저 걸인. 동냥 없네, 어서 가소 어서 가.”

 

2.

어사또 들어서며, “동냥은 못 주나마 박짝조차 깨란 격으로 구박 출문驅迫出門이 웬일? 경세우경년經歲又經年하니 자네 본 지가 오래시. 세거인두백歲去人頭白허여 백발이 모도 판연判然히 되니 자네 일이 모도 말 아니여. 내가 왔네. 어어, 자네가 나를 몰라?”,

 

3.

나라니 누구여? 나라니 누군가, 에이? 말을 해야 내가 알제, 덮어놓고 나라고만 허면 내가 자네를 알 수 있나? 해는 져 저물어지고, 성부지 명부지姓不知名不知헌듸 내가 자네를 어찌 알어?”

 

4.

허허, 늙은이 망령이요. 허허, 늙은이가 날 몰라? 내 성이 가라 해도 날 몰라?”, “이가라니 어떤 이가? 성안성외 많은 이가, 어느 이간줄 내가 알어? (옳제 인제 내 알었네. 자네가 자네가 군목질도 일수허고 알음알음 멋도 있는 동문안 이 한량이 아닌가?”, “아아아 아니 그 이 서방 아니로세.”, “그러면 자네가 누구여?) 자네는 성만 있고 이름은 어따가 내불고 댕긴가, 에이?”,

 

5.

허허, 늙은이 망령이요, 우리 장모가 망령이요. 내가 왔네. 어 장모 자네가 날 몰라?”, “장모라니, 장모라니, 웬 놈이냐? 남원읍내 오*쟁이들 아니꼽고 녹록드라. 내 딸 어린 춘향이가 외인상대를 아니 허고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공연히 미워허여 옥중에 굳이 갇혀 명재경각命在頃刻이 되였어도 인사 한 마디는 아니허고, 내 집 문전을 다니면서 빙글빙글 비웃으며, ‘여보소, 장모.’ 장모라면 환장헐 줄 알고? 듣기 싫네, 어서 가소.” 어사또 들어서며,

 

6.

허허, 늙은이 망령, 우리 장모가 망령이여, 자네가 날다려 모른다고 허니 거주 성명을 일러줌세. 한양 삼청동 사는 춘향 낭군 이몽룡, 그래도 자네가 날 몰라?” 춘향 모친 이 말을 듣고 우루루루 달려들어 어사또 목을 안고, “이몽룡이라니, 아니 자네가 참으로 이몽룡인가, 에이? 어디 좀 보세.

 

7. (중중몰이)
왔구나, 우리 사위 왔네! 왔구나, 우리 사위 왔어! 가더니마는 영영 잊고 일장수서가 돈절키로 야속허다고 일렀더니 어디를 갔다가 인제 와? 하늘에서 뚝 떨어졌나, 땅에서 불끈 솟았나? 하운夏雲이 다기봉多奇峰터니 구름 속에 싸여 와? 춘수春水는 만사택滿四澤이라더니 물이 깊어서 인제 와? 뉘 집이라고 아니 들어오고 문밖에 서서 주저만 허는가? 들어가세 들어가세, 내 방으로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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