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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1-11-16(화) 판소리 춘향가 마지막 시간 (춘향출옥)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449
  • 작성일2021.11.16

판소리 춘향가 중 출두 후 상봉 (소리:조상현)

 

 

(아니리)그때여 어사또는 선대감께서 부리던 하인이라 어찌 두호斗護를 아니 두겄느냐.훤화喧譁를 금해노니 매질을 뚝 끊쳤구나. 그때으 어사또는 광한루서 개복改服하시고 남여藍輿우에 높이 앉어 동헌에 들어가 좌기坐起허여 사면을 살펴보니, 도련님 때 보던 데가 옛 물색이 완연허구나. “이향吏鄕을 불러들여라.” 본관으 탐람지욕貪婪之慾낱낱이 다짐 받고, 수도안囚徒案상고詳考후에, “다른 죄인은 다 석방시키고 춘향 하나만 불러오너라.”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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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몰이)사정이 옥쇠를 무르와 들고 덜렁거리고 내려간다. 삼문 밖에 잠긴 옥문을 쨍그렁청 열떠리고, “춘향아, 나오너라, 나와. 수의繡衣사또 출도 끝에 다른 죄인들은 다 석방허고 춘향 하나만 올리란다.” 춘향이 기가 막혀, “아이고, 여보, 사정번수.”, “왜 그러나?”, “옥문 밖에나 삼문 밖에나 걸인 하나 못 보았소?”, “걸인캥이는 얻어먹은 사람도 없네. 이 사람아. 아 이통에 누가 누군 줄 안단 말인가? 어서 나오게.”, “아이고, 이 일을 어쩔거나! 갈매기는 어디 가고 물 드난 줄을 모르고, 사공은 어디 가고 배 떠난 줄을 모르며, 우리 서방님은 어데를 가시고 내가 죽난 줄을 모르신고?” 사정으게 붙들리여 동헌을 들어가니, 벌떼같은 군로 사령들 와르르르 달려들어, “옥죄인 춘향 잡어 들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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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춘향 해칼시켜라!”, “해칼하얐소”, “춘향, 니 듣거라. 너는 일개 천기으 자식으로 관장을 능욕하고 수청 아니 드는 것은 좌당만사무석罪當萬死無惜이려니와, 잠시 잠깐 지내가는 수의 방수청도 못 들겄느냐 아뢰어라.” 춘향이 이 말 듣고 사지를 벌벌벌벌 떨며 아뢰난디, “수의라 허오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이제 장하杖下에 죽을 년이 무슨 말씀을 못하오리까? 주석지신柱石之臣이요, 신자지도리로 민간 표박(?)과 선악 구별허로 다니시는 어사옵지, 한 낭군 섬기려는 춘향 죽이러 오신 사또시오? 마음은 본관 사또와 동심허여,

(늦은 중몰이)똑같이 먹은 명관들이요. 죽여주오, 쥑여주오. 홍로紅爐으 묻은 불로 사르거든 어서 사르시고, 칠척검 드는 칼로 어서 급히 죽여 주면, 혼비혼행, 둥둥 떠서 한양 삼청동을 가겄네다. 송장 임자가 문밖으 서 있으니 어서 급히 죽여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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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어사또 껄껄껄걸 웃으시며, “과연, 열 열 열 열녀로구나. , 여보아라!”, “예이!”, “행수 불러라!” 행수 들어오니 금낭錦囊의 옥지환을 내어주며, “이걸 갖다 춘향을 주고, 얼굴을 들어 대상臺上을 살피라고 해라.” 행수 기생이 지환을 받어 들고 내려가 춘향 주며, “이 지환指環을 자세히 보고 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피라고 허시네.” 춘향이 지환을 받어 들고 보니 이별 시에 정표情表주었던 지환이 분명허구나. 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펴보니 어젯밤 옥문 밖에 걸인으로 왔든 서방님이로구나. 그 일이 어찌 될 일이냐. 춘향이 일희일비로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대상을 뭇두두루미 바라보더니,

(중몰이)아이고, 서방님. 아무리 잠행潛行인들 그다지도 쇡이였소. 기처불식其妻不識이란 말은 사기史記에도 있지만은 내게조차 그러시오? 어제 저녁 옥문 밖에 오셨을 제 요만끔만 통정했으면 마음 놓고 잠을 자지. 간장 탄걸 생각허면 지나간 밤 오늘까지 살어있기 뜻밖이요. 이것이 꿈이냐, 이거 생신가? 꿈과 생시으 분별을 못허겄네.” 두 손으로 무릅을 짚고 바드드드득 떨고 일어서며, “얼씨구나.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자 좀도 좋네. 목에 항쇄項鎖를 끌러를 줬으니 목놀음도 허여보고, 발에 족쇄를 끌러를 줬으니 종종 걸음도 걸어보자. 동헌 대청 너른 마루 두루 두루 거닐며 놀아보자. 우리 어머니는 어데를 가시고 이런 경사를 모르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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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중중몰이)어데 가야, 여그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 행차허신다. 네 이놈들, 요새도 이렇게 삼문간이 억세냐, 에이? 사령아, 날 모셔라. 걸음 걸키 내사 싫다. 남원부중으 사람들 내으 한 말 들어보소. 내 딸 어린 춘향이가 옥중에 굳이 갇혀 명재경각이 되였더니, 동헌으 봄이 들어 이화춘풍李花春風이 내 딸 살리니 어찌 아니가 좋을손가.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남원읍내 사람들, 나의 발표헐 말 있네. 아들 낳기를 심을 쓰지 말고, 춘향 같은 딸을 낳아 곱게 곱게 잘 길러, 서울 사람이 왔다고 허면 묻도 말고 사우 삼소. 얼씨구나 절씨구.” 대뜰 우구로 올라서며, “아이고 여보 사위양반. 어제 저녁 내 집이 왔을 제, 눈치는 알았제마는 천기누설이 될까 해서 내가 진즉 알고도 그랬제. 노여 마오, 노여 마오. 아무리 그리한들 자기 장모를 어이허리. 본관사또 괄세를 마소, 본관이 아니거든 내 딸 열녀가 어디서 날거나, 얼씨구 절씨구. 칠년 유리옥羑里獄에 갇힌 문왕 기주岐周로 돌아갈 적으 반가운 마음이 이 같으며, 영덕전靈德殿새로 짓고 상량문上樑文이 제격이요, 악양루岳陽樓중수후重修後에 풍월귀가 제격이요, 열녀 춘향이 죽게가 될제 어사 오기가 제격이로다.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이 궁뎅이를 두었다가 논을 살거나 밭을 살거나, 흔들대로 흔들어 보자.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네, 얼씨구 절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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