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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어서듣는우리소리

진행 : 지정남 / 연출 : 이세종,조연출 : 신희진 / 작가 : 조영임
월~금 | 09:00 ~ 10:30

2023-08-22(화) 흥보가 '흥보 심성~놀보 흥보 내쫓는 대목'
  • 작성자남도마실
  • 조회수160
  • 작성일2023.08.22

------------------- 흥보 심성~놀보 흥보 내쫓는 대목 ----------------

 

<아니리>

놀보놈은 이러허나 그동생 흥보는 마음이 착한지라.

<중모리>

부모님께 효도허고 형제간에 우애허고 일가친척 화목허기. 노인이 등짐 지면 자청허여 져다주고 길가에 빠진 물건 임자를 찾어 전해주고, 고단헌놈 봉변 보면 限死謀避말려주고 타향에서 병든 사람 본가에다 소식 전코, 집을 잃고 우는아이 저희 부모 찾어주기 啓蟄不殺 方長不折至於微物짐승까지 구원허기 힘을쓰니 부귀를 어찌 바랄손가.

*至於 애기봉사까지 다 참예하였겄다.

 

<아니리>

하로난 놀보놈이 이런 착한 동생을 내쫓을양으로 공연한 생트집을 걸어 강호령을 내어 놓는디 네이놈 흥보야. 흥보 깜짝 놀라 앞에와 끊어 앉으니

<자진모리>

네 이놈아 말들어라. 부모님 생존시에 너와나와 형제라도 等分있게 기르던 일을 너는 응당 알터이라. 우리부모 야속허여 나는 집안 장손이라 선영을 맡기면서 글도 한자 안갈치고 주야로 일만 시켜 소 부리듯 부려먹고, 네놈은 차손이라 내리사랑 더하다고 당초 일을 안 시키고 주야로 글만 읽혀 호의호식 허던일을 내 오늘 생각허니 원통허기 짝이없다. 네놈은 부모 때에 세도를 허였으니 나도 이제는 기를 펴고 세도 좀 해볼란다. 또 이 집안 살림살이 내가 말끔 장만했고 논과 밭과 수만 斗落나혼자 장만허여 네놈 좋은일 못허것다. 네놈의 권속들이 여태까지 먹은것을 값을 쳐 받을테나 그는 다 못할망정 더 먹이던 안헐테니 오늘은 네 처자를 모두다 앞세우고 당장 집에서 떠나거라.

*等分

*斗落 : 마지기, 되지기, 섬지기


 

<아니리>

흥보가 뜻밖의 이말을 들어놓니 산벼락이 내리는듯 천지가 아득허여아이고 형님 부모님 생전 허신일은 제가 철을 몰랐으니 어찌 허신줄 모르오나, 제가 죄가 있사오면 형님 분이 풀리시도록 종아리를 치옵던지 臀杖을 치시던지 죄를 주고 이러시지 이 말씀이 웬일이요. 이놈아 우선 네 식구들을 생각해봐라 이놈아 새끼들만 돼지새끼처럼 줄줄이 퍼낳아놓으니 더 먹일수도 없거니와, 네놈 밥만 먹고나면 구렁이 돌듯 집안에서 슬슬 돌다가 주막에 나가 외상술이나 먹고 넉동사니 윷이나 놀고 골패나 허고 다니는 꼴 보기 싫으니 잔소리 말고 썩 나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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